류현진의 등번호 99번은 사연 있는 번호다. 한화에 둥지를 틀면서 류현진의 등번호는 15번이었다. 스프링캠프 때까지만 해도 15번을 달고 훈련했다. 류현진이 등번호를 바꾸게 된 것은 '형님' 구대성(37)이 2월 28일 한화에 컴백하면서다. 15번은 구대성이 한화 시절 달던 번호였다.
구대성은 그 15번을 다시 원했고, 후배 류현진은 망설임 없이 선배에게 번호를 양보했다. 그리고 99번을 택했다. 99번은 지난해 조성민(1번으로 변경)이 달고 재기에 성공했던 번호였다. 류현진은 그 번호만큼 무게 있는 공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구대성이 자신에게 등번호를 양보해 준 기특한 후배의 승리 자격을 지켜줬다. 2이닝 동안 삼진 5개를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막는 깔끔한 마무리. 구대성은 시즌 15세이브째로 이 부문 선두를 질주했다. 2위 한화는 이날 승리로 수원에서 SK에 11-5로 져 9연승 행진을 끝낸 선두 현대에 0.5게임 차로 따라붙었다.
사직에서는 양준혁(삼성)이 5회 초 중전안타를 때려 통산 3172루타를 기록해 장종훈의 프로야구 최고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이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