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보안검색대 지날 때 신발 벗는 불편 사라질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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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테러 사태 이후 항공기 탑승자들이 공항 보안검색대를 통과할 때 신발까지 벗고 보안검사를 받아야 했던 불편이 머지않아 사라지게 될 것 같다.

미국 유력 일간지인 USA투데이는 미 교통안전국(TSA) 킵 홀리 국장의 말을 인용, 승객들이 신발을 그대로 신은 채 검색대를 통과하더라도 신발 속에 폭발물을 은닉했는지를 정확히 파악해낼 수 있는 장치인 '슈스캐너(shoescanner)'를 정부 산하의 한 연구소에서 개발 중이며 현재 상당 부분 연구가 완료된 상태라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슈스캐너는 제너럴 일렉트릭(GE)사의 자회사인 GE 시큐리티사가 개발했다. 신발에 특정 전파를 발사해 신발 구성물질의 분자 활동을 촉진한 뒤 그 구조를 분석함으로써 폭발물을 찾아내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일반 병원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자기공명영상촬영(MRI)장치와 비슷한 원리다. TSA는 "이런 방법을 통해 5~8초면 폭발물을 식별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의 대다수 공항은 2001년 말 한 테러범이 자신의 스니커즈 운동화에 플라스틱 폭발물을 숨긴 채 파리발 마이애미행 여객기에 탑승해 테러를 시도한 사건 이후 폭발물 탐지를 위해 탑승자 전원에게 신발을 벗고 보안검색대를 통과하도록 규정을 강화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승객들은 탑승 때마다 큰 불편을 감수해야만 했다. 또 탑승수속 시간도 갈수록 길어지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그러자 TSA는 현재 검색대에서 사용 중인 X선 검색장치나 금속탐지기보다 성능이 훨씬 뛰어난 신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적잖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슈스캐너도 이 같은 계획에 따라 개발된 것이다.

홀리 국장은 "하지만 기술은 이미 객관적으로 입증된 만큼 조만간 현장배치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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