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비아 외교공방전|격추사건 싸고 "도발" "정찰비행" 주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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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워싱턴·트리폴리AP·AFP·로이터=연합】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미 해군기가 리비아전투기를 격추시킨 것과 관련, 리비아의 요청에 따라 5일 긴급회의를 개최, 미국과 리비아 양측의 주장을 듣기 시작했다.
안보리15개 이사국 대표들은 이날 오전 협의를 갖고 오후8시 (한국시간 6일 오전4시)에 긴급전체회의를 개최하자는 의견을 아무런 반대 없이 승인, 회의에 들어갔다.
한편 미국과 리비아는 올해 처음으로 열리는 이번 안보리 회의에서 각기 자국의 입장을 정당화하기 위한 외교공세로 전환, 미국은 안보리에 보낸 공한을 통해 사건당시 미 해군 전투기가 촬영한 비디오테이프에서 리비아 전투기가 무장한 상태로 적대적 의사를 갖고 접근중이었다는 증거가 나타났다고 주장했으며 유엔주재 리비아 대사는 자국의 미그전투기가 비무장이었으며 단순한 정찰비행을 행하고 있었음을 강조하며 미국의 주장을 반박했다.
리비아는 이번 사건과 관련, 전국에 비상경계령을 내리고 「무하마르·카다피」원수가 도전에는 도전으로 대응하겠다는 자세를 고집하고 있는 가운데 외교적 후속조치를 강화, 외무장관의 성명을 통해 EC(구공체)국가들이 미국의 테러행위를 규탄해줄 것과 미국의 이같은 행위가 확산되는 것을 방지해줄 것을 촉구했으며 유엔에서도 이날 긴급 소집된 1백1개 비동맹 국가대표들을 상대로 이번 사건에 대한 브리핑을 가졌다.
유엔주재외교관들에 따르면 비동맹 국가들은 현재안보리가 미국의 행위를 규탄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의결의안을 마련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미국무성은 성명과 고위관리들의 기자회견을 통해 리비아의 주장은 허위이며 미군전투기의 상대방 전투기격추는 자위권 발동임을 거듭 강조했으며 리비아 측이 사건발생전 수차례에 걸쳐 은밀한 경로로 미국에 메시지를 보내려고 시도하기도 했으나 미국에 의해 거부된바 있다는 보도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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