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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에 볼 <명당> <안시성> <협상>, 누가 투자했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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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은 영화계의 ‘이삭줍기’가 활발해지는 시기다. 남한산성, 범죄도시(이상 2017년), 밀정(2016년), 사도(2015년) 등 최근 국내 영화계의 흥행 기록을 써내려간 작품들은 추석 시즌 개봉해 흥행 발판을 마련했다. 올해는 은행들이 추석 시즌 영화계 흥행에 한 몫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영화계 주요 투자자로 은행들이 떠오르고 있어서다.

올해 추석에 맞춰 극장가에 도전장을 내미는 국내 영화들은 <안시성>, <명당>, <협상> 등 3개다. 이들 영화는 지난 19일 일제히 개봉했다. 개봉일 말고도 또 다른 공통점이 있다. 이들 영화에 은행이 투자했다는 점이다.

은행들로부터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자받은 영화는 <안시성>이다. 동아시아 전쟁사에서 가장 극적이고 위대한 승리로 전해지는 88일간의 안시성 전투를 재구성한 이 영화에선 김광식 감독과 배우 조인성, 남주혁, 박성웅, 배성우 등이 호흡을 맞췄다. <안시성>은 개봉일인 19일 하루 동안 14만8199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23일까지의 누적관객수는 140만명.

영화 <안시성> 공식 포스터 [네이버 영화]

영화 <안시성> 공식 포스터 [네이버 영화]

<안시성>에 투자한 은행은 IBK기업은행과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이다. 이들 세 곳 모두 투자조합을 통해 간접투자에 나섰다. IBK기업은행은 여러 곳의 간접투자조합을 통해 총 13억4000만원을 <안시성>에 투자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도 간접투자조합을 통해 각각 2억원과 1억5000만원을 <안시성>에 투자했다.

<명당>도 은행의 투자를 받았다. 땅의 기운을 점쳐 인간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천재 지관 박재상과 왕이 될 수 있는 천하명당을 차지하려는 이들의 대립과 욕망을 그린 이 영화는 박희곤 감독이 연출했다. 박재상 역을 맡은 주연 배우 조승우를 비롯해 지성, 김성균, 백윤식, 문채원 등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출연했다. 개봉일인 19일 10만8832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안시성>에 이어 박스오피스 2위를 차지한 이 영화에는 기업은행이 5억원을 직접 투자했다.23일까지 75만 관객을 모았다.

 영화 <명당> 공식 포스터 [네이버 영화]

영화 <명당> 공식 포스터 [네이버 영화]

<협상> 역시 은행으로부터 투자받는 데 성공했다. 태국에서 사상 최악의 인질극이 발생하고, 제한시간 내 인질범 민태구를 멈추기 위해 위기 협상가 하채윤이 일생일대의 협상을 시작한다는 내용의 이 영화는 추석 개봉 국내작 중 유일한 현대물이다. 이종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배우 현빈(민태구 역)과 손예진(하채윤 역)이 주연을 맡았다. <협상> 역시 개봉일인 19일 10만5599명의 관객을 동원해 박스오피스 3위 자리를 지켰다. 23일까지 61만명이 이 영화를 관람했다. 이 영화에는 기업은행이 3억원을 직접 투자했다.

 영화 <협상> 공식 포스터 [네이버 영화]

영화 <협상> 공식 포스터 [네이버 영화]

최근 국내 영화계에서 은행들은 과감한 투자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추석 개봉작들을 대상으로 가장 큰 규모의 투자를 진행한 IBK기업은행은 이미 2013년부터 영화 투자를 위한 문화콘텐츠금융부를 만들어 <럭키>, <검사외전>, <관상>, <명량>, <국제시장> 등 각종 영화에 투자했다. 최근엔 <신과 함께> 시리즈에 투자해 쌍 천만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부터 펀드를 통한 간접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살인자의 기억법>, <택시운전사>, <1987> 등은 우리은행이 투자에 참여한 대표적인 영화다. 신한은행도 70억원 규모의 간접투자 펀드에 50억원을 투자하는 등 영화계에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문화콘텐츠 산업은 부가가치가 높고 고용창출 효과도 크지만, 리스크가 높아 금융권의 역할이 아쉽다는 의견이 있다”며 “경쟁력을 갖춘 문화콘텐츠 기업이 더 많이 나올 수 있도록 다각화된 금융 지원과 산업특성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해 문화콘텐츠의 건강한 생태계를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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