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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랑은 일겠지만 민주항로 낙관 4당대표 신년회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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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민정당 박준규대표위원은 「민주개혁완결」을 민정당의 89년목표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헌정사 40년여의 권위주의를 완전 청산하는데 기사년의 뱀같은 슬기와 지혜를 발휘하여 민주개혁 완수에 최대의 역점을 두겠읍니다. 아울러 지난해 파헤쳐지고 들춰졌던 아픈 상처들을 치유하는데도 모두가 합심하여 화해와 민주주의가 자리잡음하는 한해를 만들도록 노력하겠읍니다.』
박대표는 또 『최근에 나타나고 있는 각종 법질서 문란현상은 우리의 자유민주주의체제 자체를위협함은 물론 국가발전·사회안정을 저해하는등 심각한 문제인만큼 공권력이 확립되도록 당차원에서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읍니다』고 다짐했다.
-새해 포부나 각오를 말해주십시오.
『지난 한해는 워낙 다망했던 한해여서 어떻게 평가될지 모르겠으나 민정당으로서는 매우 소중한 시행착오를 한 해였읍니다. 이를 거울삼아 권위주의의 완전종식과 대화와 타협의 진정한 의회정치가 뿌리내려, 현재 진행중인 민주화과업을 완수하는데 힘을 기울이겠읍니다. 정권재장출이라는 욕심을 버리고 빈 마음으로 뛸 각오입니다. 국민여리분의 질책과 협력을 바라며 특히 각정당지도자들의 미래지향적 의지를 기대합니다.』
-민정당의 새해 역점시책은 무엇입니까.
『선거공약인 민주개혁완수, 성장위주에서 분배와 정의구현에 중점을 두는 새경제 정책수립, 당내민주화및 사회전반의 민주화등 3대사업에 당력을 집중시키겠읍니다.』
-5공청산문제가 새해로 넘겨졌는데요.
『늦어도 1·4분기안엔 결말이 지어질걸로 봅니다. 검찰의 수사가 끝나고 정부의 보상등 후속조치가 완료되면 종결을 원하는 국민적 컨센서스가 이뤄질것으로 기대합니다. 가능한한 정초에 4당이 모여 이 문제를 논의할까 합니다. 5공청산과 광주민주화운동등에 대한 4당의 정의를 정립해 봐야겠죠.』
-중간평가는 언제 어떤 방법으로 실시할 계획입니까.
『2월까지 국민여론을 들어본뒤 3월께 결정할 방침입니다. 3야당과도 협의를 거칠 생각인데 3야당 모두 불필요한 국력낭비를 가져와선 안된다고 하고 있어 고무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읍니다.분명한 것은 우리당이 이를 통해 고지를 점령할뜻은 전혀 없다는 점입니다.』
-지자제협상도 어려울 전망입니다.
『현재의 법은 바람직하지 않다는게 3야당의 견해며 실제 4월말까지 실시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금년중엔 실시한타는 전제로 협상을 벌이겠지만 선거망국·지역당심화·단위자치체의 1당전제등은 절대로 막아야 한다는 대전제가 필요합니다.』
-관훈토론회에서 발언한 선거법협상은 곧바로 추진되는 겁니까.
『3야당쪽에 아직 태세가 안갖춰져 있어요. 졸속하게 설치다 원치않는 방향으로 갈 우려도 있고 이 문제로 4당체제가 균열되는 것도 바라지 않아요. 다만 현행제도론 안되는게 아니냐는 생각을 갖고 있읍니다다.』
-국회대책은.
『계속 정책별·사안별 연합을 도모해 나가겠읍니다. 4당이 형평원칙아래 대화를 하겠읍니다. 5공청산문제가 매듭지어지면 2·4분기부터 그동안 뒷전에 밀려있던 악법개페작업도 하고 하반기에는 민생에 모든 신경을 쏟을수 있도록 해보겠읍니다.』<허남진기자>

<3야 협조는 국민의 지상명령>
김대중 평민총재
『88년은 국민정치의 원년을 이룬 해였읍니다. 새해는 90년대의 개화기를 예비하는 해로 민주주의를 향해 더욱 전진하는 해가 될것이라 낙관합니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비관하지 않는다는 김대중 평민당총재는 89년의 정국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조심스럽게 낙관한다』면서 『정치권만 보면 그런 낙관적 전망이 안나오지만 국민의 힘, 고도성장을 계속하는 경제력등을 보면 국민전체가 전진하는 상황이 되리라 믿어진다』고 말했다.
-새해의 초점은 역시 노태우정부에 대한 중간평가문제가 될텐데요.
『이 문제는 노대통령의 대국민 약속이므로 노정부와 국민, 양자의 태도를 보고 말하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다만 작년에도 노대통령이 5공청산을 과감히 하고 민주화작업을 성실히 해나가면 중간평가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해왔읍니다만 우리가 앞장서서 얘기할수 없게 돼버렸읍니다.
노정부가 잘해주었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이지요. 국민들도 「또 선거냐」며 어지간하면 무난히 넘기기를 바라는 눈치입니다. 신임투표는 국민여론도, 노정부도 바라지 않고 있는 것같고 따라서 우리가 먼저 말할수 있는 성질도 아닙니다. 신임투표가 잘못되면…. 정국을 그런 벼랑으로 몰고갈 정당은 없다고 봅니다.』
-정부·여당은 하루라도 빨리 국회특위활동을 종결하자는 입장인데….
『정초에 당장 부딪치는 문제는 특위활동인데 이 문제는 어느 정도 가닥이 잡혔다고 봅니다. 광주특위의 경우 가해당사자들이 광주진상을 자백, 사죄하든가 정부가 진실을 밝히고 처리하든가 하는 방안이 있을수 있고 5공특위는 특별검사제도를 받아들이면 되는것 아닙니까.』
-국정감사, 청문회, 정기국회를 거치면서 노출된 야권공조체제가 균열이 생기고 3야당총재의 회동조차도 민주당의역제의로 사실상 무산돼 버렸는데요.
『야당간의 협력은 국민의 지상명령이고 우리의 약속이기도 합니다. 협력하면 3당에 모두 이롭고 안하면 3당에 모두 해로우며 특히 협력을 안한 정당은 더욱 해로울 것이지요.』
-평민당과 재야와의 연계문제가 관심인데 재야와의 관계설정은.
『재야도 여러갈래입니다. 평민당의 안정속의 온건개혁노선, 건전한 노사관계를 통한 산업평화노선을 지지하는 재야와는 손잡고 일해나갈 것이고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읍니다. 그렇지 않은 재야는 그분들대로 따로 활동하면 되는 것이지요.』
-그러나 일부 강경운동권에서는 「노태우퇴진」까지 외치는 마당인데 이런 정국경색 조짐은 평민당에도 부담을 주는 것 아닌가요.
『대화의 여지조차 없이 분명히 할것은 어떤 이유로든 폭력을 행사하고 북의 노선을 지지하는 세력과는 같이 하지않을 것입니다.』
-금년중 지자제실시가 가능하겠읍니까.
『3야당이 합의될수 있다고 보므로 가능합니다.』
-전두환씨 처리문제는.
『정치보복반대의 상징적 의미와 정국안정을 위해 인신구속은 바라지 않으나 광주의 진상등은 밝혀야지요.』

<고도원기자>

<야 공조하면서 색깔은 분명히>
김영삼 민주총재
지난해 청문회정국의 결과로 민주당의 경가가 다소 높아진탓인지 한층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김영삼총재. 그는 『개혁을 통한 참된 정치, 경제·사회의 안정등 현안에 대한 물음에 대해 89년에는 국민과 국회·정당이 합의하는 해답이 내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년정국을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지난해와 마잔가지로 변혁기의 연장선이 될 것입니다.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이 권위주의체제 아래서 부당하게 억압당했던 욕구를 분출하고, 민주화를 요구하는 학생들의 행동도 증폭될 것입니다. 국민들의 민주역량이 커지고 다양해져 이런 상황들을 충격없이 해결할것으로 봅니다.』
-이같은 상황에 대처하는 민주당의 기본입장은 무엇입니까.
『지난해가 개혁과 청산을 통한 진정한 안정을 이룰수있느냐의 물음에 대한 모색의 시간이었다면 금년은 응답과 선택의 시간이 돼야합니다. 신년정국은 지난해에 이어 5공의 그릇된 질서를 청산하는것이 정국의 주요한 한 축이 돼야합니다.』
-지난번 그것을 「정치정국」과 「의회정국」으로 분리, 운영한다고 선언해 일부에선 야3당공조 체제의 이탈이라는 시각도 있는데요.
『정치정국쪽에선 5공청산, 악법개폐에 야3당간에 힘을 합치고 의회정국쪽에선 여러 집단의 이해가 얽혀있는 민생문제등을 처리할때 국민대다수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는 차원에서 결정하는게 바람직합니다. 의회정국에 있어 공조체제 유지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으나 그게 불가능하면 독자적으로 나가고 색깔을 분명히 하겠읍니다.』
-민정당이 끊임없이 제기하고 있는 보수연합을 어떻게 봅니까.
『민정당이 정권유지·연장차원에서 야당을 이용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통령책임제하에서보수대연합, 연정이란 불가능하고 일고의 가치가 없읍니다.』
-당장 노태우대통령의 중간평가가 정국의 핵심이슈가 될것인데요.
『5공문제의 청산이 안된 엉거주춤한 상태에서 중간평가를 하면 이 정권이 아주 어러워지고 큰 벽에 부딪칠 것입니다. 그래서 5공청산없는 중간평가는 무의미하다는 겁니다. 5공을 제대로 청산하면 중간평가를 돕겠읍니다.』
-청문회는 언제까지 할것입니까.
『금년봄까지는 해야 어느 정도 결말을 지을수 있다고 봅니다. 그후에는 특별검사제를 통해 수사해야 합니다. 5공 핵심인물에 대한 정부의 단호한 결단이 필요합니다.』
-지자제에 대해 금년내내 논란이 일텐데요.
『연초 국회에서 현행법개정을 위한 여야정치협상이 가동되고 매듭되어야 합니다. 우리당은 이를 위해 조직정비에 나서고 있읍니다. 서울등은 꼭 이길 각오입니다.』
-학원·노사문제가 더욱 시끄러워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들의 정당한 욕구와 행동도 의회내로 수렴해 안정적 민주개혁의 기틀을 마련하겠읍니다. 그러나 폭력은 정의일수 없으며 민주주의의 동지가 될 수 없읍니다. 교수들의 연금·삭발은 용납될수 없읍니다. 기업주들은 정의로운 분배에 관심을 가져야하고 노동자들도 기업을 살려가며 분배정의를 실현해야합니다.』

<박보균기자>

<내각제 논의 좀더 부각되겠죠>
김종필 공화총재
『뭐가 뭔지도 모르는 일과성들이요. 공산주의 종주국들도 달바꿈하려고 노력하는데 이데올로기가 뭐요. 「고르바초프」 소련공산당 서기장도 페레스트로이카(개혁)를 비판하는 당이론가에게 「이데올로기가 밥 먹여주더냐」고 했다지 않습니까.』
「보수본당」의 영수답게 김종필 공화당총재는 회견자리에 앉자마자 최근 사회의 좌경화 움직임과 정부의 공권력부재를 질타하며 먼저 말문을 열었다.
-그런 인식위에서 새해봄에 「큰 기복」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합니까.
『각계의 주장이 물리적 행동을 수반해 집단적, 강압적으로 표출돼왔어요. 해동기쯤 다시 분출돼 술렁임과 기복이 예상됩니다.』
-보수진영이 느끼는 그런 「위기감」이 보수대연합의 계기가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렇게라도 대비하지 않으면 안되지 않겠느냐하는 우려라고 봅니다. 하지만 나는 아직 그런 단계에 이르지 못한채 몸부림치는 것이라고 봅니다.』
-김총재는 최근 다른 야당의 행동에도 매우 불만을 표시하셨는데.
『야당에 선명도 운운하는 사람이 아직도 있어요. 민주화시대라면 여와 야가 같이 정치의 책임을 지는 대화정치를 해야하는데 뭘놓고 선명이라고 합니까.』
-그런데도 야당공조체제는 계속되는 겁니까.
『야3당의 공조기조는 흐트릴수 없읍니다. 색깔은 그 당의 고유한 노선방법이고 그걸 갖고 국태민안을 위해 합의되면 명실상부한 공조를 할거고 타협이 안되면 각자 색깔대로 할수도 있을게요.』
-며칠전 총재는 「89년 후반기쯤 지자제 선거때부터는 내각제 주장들이 나오지 않겠느냐」고 했는데…. 『선거때는 선거쟁점을 내놓고 경합하니 좀더 부각되지 않겠느냐는 거지요. 그러나 내가 보기엔 그렇게 단시일내에 할 수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국민이 충분한 시간을 갖고 선택할 수있어야 합니다.
한 사람에게 책임을 지워 대립을 불가피하게 하는 이 제도와 책임을 지고서도 부담스럽지 않게 바꿔가며, 국정을 담당하는 제도중 어느게 좋은지 신중히 생각해야 합니다.』
-새해에는 순회강연이나 각계각층과의 접촉기회도 늘려 내각제 개헌주장을 본격화할 구상 아닙니까.
『국민 속에서 힘을 얻어내야하니 국민속에 파고들어가야 하고 국정전반에 걸쳐 내일을 이야기해야 합니다. 그때 필요하면 그런 얘기도 하게 되겠죠. 그러나 목적을 놓고 심도있게 얘기할 단계는 아닙니다.』
-대통령은 중간평가에 실패할 경우 신임문제에 직결되거나 최소한 큰 타격을 입게되지 않겠음니까.
『신임문제와 연계시켜선 안돼요. 정책문제평가의 범주안에서해야지, 그 이상 가면 안됩니다.』
-지자제에 대한 복안이 뭡니까.
『광역자치단체의 지방의회및 단체장선거를 가을쯤하고 시·군단위는 내년쯤 하는 2단계 방안을 갖고 있지요. 읍·면은 대의기구없이 단체장만 2차에 선출하자는 겁니다.』
-특위는 언제쯤 종결지을 생각입니까.
『빨리 끝내는건 이제 집권층에 달려있읍니다. 그래서 전·최전대통령의 방문증언청취도 우리가 제의했던 겁니다. 소신있게 진실을 밝히고 빨리 마무리지어야 합니다.』

<김진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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