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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워진 한나라-민주 의석 합치면 개헌도 가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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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마침내 정계가 재편됐다. 원내 교섭단체인 통합신당의 출현으로 정치권에는 다양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평소 대립각을 세우던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갑자기 친근감을 보이고, 수도권.호남 등에서 지지기반이 겹치는 민주당과 신당은 상대를 맹렬히 공격하고 있다.

◆한나라-민주 화기애애=19일 국회 정보위. 평소 말도 하지 않던 한나라당 홍준표, 민주당 김옥두 의원은 회의 전 환담을 나누었다. 한때 洪의원은 'DJ 저격수'로 통했다.

▶洪의원=민주당이 우리하고 정책공조합시다.

▶金의원=그렇게 급하게 할 건 아니고….

▶洪의원=신당이 전국정당을 표방한다고 하는데, 야3당이 정책공조하면 호남.영남.충청을 모두 아우르는 명실상부한 전국정당이 될 것 아닙니까.

▶金의원=신당파가 탈당하면 우리는 철저히 환골탈태할 것입니다.

이를 받아 洪의원은 "신당엔 급진적인 좌파세력만 남게 될 것"이라고 맞장구를 쳤다. 민주당 잔류파인 이윤수 의원 등은 "오늘부로 야당됐으니 할 말 다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야당이 개헌선 넘어"=민주당 김상현 고문은 기자들과 만나 "한나라당과 민주당만 갖고도 개헌선을 훨씬 넘는다"면서 "노무현 대통령의 리더십에 불안을 느껴 내각제 개헌을 하자고 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1백49석)과 민주당(65석) 의석의 합계는 2백14석. 개헌에 필요한 의석 3분의 2(1백82석)를 32석 넘는다.

金고문은 또 "盧대통령은 이라크 파병, 농업시장 개방, 새만금 사업, 북핵사태 등으로 건국 이후 최대의 위기상황을 맞고 있어 대변란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盧대통령 직계들 신당행=신당파도 반격에 나섰다. 천정배 의원은 개인성명을 내고 盧대통령을 정면 공격한 조순형.추미애 의원에 대해 "대통령을 공격해 반사이익을 얻으려는 구시대 기득권 집착세력의 얼굴마담 역을 그만두라"고 비난했다.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는 한화갑 전 대표가 전날 盧대통령에 대해 "시정잡배도 그런 말을 쓰지 않는다"고 비난한 것과 관련, "심히 유감스럽고 시정잡배도 국가원수인 대통령에게 그런 말을 쓰지 않는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윤태영(尹太瀛)대변인이 전했다.

한편 이해성 전 홍보수석.최도술 전 총무.박재호 전 정무비서관 등 총선 출마를 위해 청와대를 떠난 6명은 신당에 발기인 등으로 참여키로 했다.

이정민.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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