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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e글중심

마지막이 된 퓨마 첫 외출…대전 '뽀롱이'는 죄가 없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사살 당한 퓨마 &#39;뽀롱이&#39;의 생전 모습. 뽀롱이의 뒷모습이 왠지 쓸쓸해보인다. <온라인 커뮤니티>

사살 당한 퓨마 &#39;뽀롱이&#39;의 생전 모습. 뽀롱이의 뒷모습이 왠지 쓸쓸해보인다. <온라인 커뮤니티>

어제 18일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대전 동물원 퓨마 탈출 사건은 결국 사살로 마무리 됐습니다. 경찰은 사육사의 부주의로 우리 문이 열린 틈을 타 ‘뽀롱이’라는 이름의 퓨마 한 마리가 탈출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인명 피해를 낼 수 있는 맹수인 만큼 수색에 경찰특공대, 소방인력 등 120여 명과 헬기까지 동원됐는데요. 수 시간의 수색 끝에 동물원 내에서 발견된 퓨마는 마취총을 맞고 도망쳤다가 엽사에게 사살 당했습니다.

영화에서나 볼 법한 맹수 탈출 사건에 대중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퓨마가 끝내 사살 당했다는 소식은 많은 이를 안타깝게 했습니다. 네티즌들은 퓨마의 생전 사진을 공유하며 “동물원에서 태어나 바깥 세상 구경 한 번 못하다 첫 외출이 마지막이 되고 말았네요”, “사람의 실수로 풀어놓고 그렇게 쉽게 죽여도 되는 건가” 등 유감을 표했습니다. 과잉대응 논란도 이어졌습니다. 일부 네티즌들은 퓨마가 방문객이 모두 대피한 동물원 내에서 사람을 피해 웅크린 채 발견된 점, 마취를 재시도 하는 대신 사살한 점을 들어 ‘꼭 사살해야만 했냐’는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해당 동물원을 관리하는 대전도시공사는 “퓨마를 포획하려 했으나 날이 어두워져 안타깝게 사살했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날이 어두워질수록 수색이 점점 불리해지는 상황에서 야행성인 퓨마가 인근 지역으로 이동해 인명피해를 일으킬 가능성과 시민들의 불안을 고려해 불가피하게 사살할 수밖에 없었다는 겁니다. 인명피해를 막기 위한 사살 결정은 불가피했다고 하나 관리 소홀에 대한 책임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퓨마의 죽음은 동물원 폐지 찬반 논쟁에 불을 붙였습니다. ‘인간의 유희를 위해 동물들을 우리에 가둬 전시해서는 안 된다’는 찬성 여론과, ‘돌아갈 자연 서식지가 사실상 거의 파괴된 현실에서 동물원은 보호소 기능을 한다’는 반대 여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동물원을 폐지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했습니다. 해당 청원은 게시된 지 하루도 채 되지 않아 약 3만 명의 동의를 얻었습니다.

이번 사건에 쏟아진 관심은 동물권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아졌음을 보여줍니다. 동물원 폐지에 대한 찬성, 반대 의견 모두 궁극적으로는 동물복지 개선과 인간과 동물의 공존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합니다. 퓨마의 안타까운 죽음이 동물복지를 개선하는 규정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봅니다.‘e글중심(衆心)’이 네티즌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어봤습니다.

* 어제의 e글중심 ▷ 평양주민에게 깜짝 '90도 폴더인사' 한 문 대통령

* e글중심(衆心)은 '인터넷 대중의 마음을 읽는다'는 뜻을 담았습니다.

* 커뮤니티 글 제목을 클릭하시면 원문을 볼 수 있습니다.
* 반말과 비속어가 있더라도 원문에 충실하기 위해 그대로 인용합니다.

#82쿡

“인간의 이기심과 유희를 위해 야생에서 납치되어 동물원에 갇혀 평생을 구경거리로 고통스럽게 살다가 생을 마감하는 동물원의 동물들... 저도 불과 몇 년 전까지는 돈을 지불하고 그게 뭐라고 구경다녔네요. 지금 생각하면 후회스럽고 부끄러운 일이었지만 그땐 몰랐어요. 그게 불쌍한 동물들을 양산하는데 일조하는 일이라는 것을요. 이제 동물원도 폐지를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왜 존치되어야 하는지 간절한 이유가 생각이 안나네요. 그림책에서 사진으로만 보던 아프리카 기린 실제 봐서 뭐 한다구요...아이들을 위해서? 아이들을 정녕 위한다면 어떤게 진정 동물을 위하고 아끼는 방법인지 그걸 더 가르쳐야죠. http://www1.president.go.kr/petitions/384550 동물원 폐지 청원입니다. 동물원 폐지까지는 더 멀고 먼 이야기겠지만 지금 움직이지 않으면 백년 걸릴 거 천 년 만 년 걸릴 수도 있어요."

ID’누리심쿵‘

#네이버

“이번 퓨마는 동물원 내에 있었고 인간을 공격하기는 커녕 인간을 피해서 도망가서 웅크리고 있었다. 동물원이 닫고 난 후여서 충분히 시간을 더 들여서 생포할 기회가 있었고, 실질적 위험은 미미했다. 동물원 측은 골치아프니 빨리 손쉽게 해결하겠다는 생각이었던 것 같다. 인간에게 위험이 털끝만큼이라도 있으면 다 죽여야 한다는 태도가 문제다. 외국에서도 곰이나 퓨마가 인가 근처로 나타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특별히 사람을 해치지 않는한 찾아서 죽이지 않는다.”

ID 'hani****’

#보배드림

“사람 잘못에 의해 도망친 퓨마를 죽였다고 말들이 많은데 그 퓨마가 사람을 물여 다치게 하거나 죽였다면 빨리 사살안하고 뭐하냐고 난리들 칠 게 아닌가? 어차피 생포가 안된다면 죽었을 목숨”

ID’zikiman’ 

#엠엘비파크

“물론 동물원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제가 가본 동물원의 경우 대부분 그냥 넓은 공간에 동물들을 몰아넣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사정이 좀 괜찮은 동물원의 경우 동물의 특성을 고려한 환경이 지원가능했지만 그렇지 못한곳에서의 동물은 보는 것만으로도 괴롭더군요. 가능하면 단순 관람 같은 오락의 욕구를 충족시키는곳이 아닌 동물과 인간이 공존을 생각해 볼 수 있는 곳이었으면 좋겠습니다.”

ID'송아지'

#네이트판

"솔직히 야생서 살면 오래 살지도 못하고 살기 위해서 사냥하는게 하루 일과인데 사람들은 동물 가둬놓고 사람들 눈요기하는 학대라고 주장하는 사람들 많은데 걔네가 오히려 야생서 사는 애들보다 재밌게 잘 지내고 배고픈 일 없음. 물론 진짜 학대하는 사람도 많겠지만 단순 동물원이라고 학대라고 주장하는건 에바인듯"

ID 'ㅇㅇ‘

#클리앙

“어렸을 때부터 개 고양이와 함께 자라와서 그런지 이번 사고에 더더욱 감정이 이입됩니다. 동물원이라는것 자체가 없어져 버렸으면 좋겠네요. 인간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본능을 희생당한 동물들이 너무 불쌍하네요.”

ID‘관양동아스날’

#디시인사이드

“그거야 멸종위기종같은 경우엔 동물원에서 번식을 시켜줘서 개체수를 늘리는게 도움이 될수도 있으니까. 실제로 야생에선 멸종해서 동물원에서만 보호하고 있는 종들도 있고 동물원을 폐지시켜야 한다? 그건 이 사실을 모르고 그냥 동물이 불쌍해보이니까 하는 소리지. 동물원이 오히려 희망이 될수도 있다."

ID ‘ㅇㅇ’


정리: 김혜원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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