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이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 도착할 때 함께 탄 차량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의 ‘메르세데스-벤츠 마이바흐 S600 풀만가드(Pullman Guard)’ 무개차(오픈카)인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특히 김 위원장의 전용차량 내부가 남측 취재진 카메라에 포착됐다. 사진에는 김 위원장이 이날 오전 평양 순안공항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 환영식을 마치고 차량에 탑승하고 하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김 위원장의 좌석 앞에는 모니터로 보이는 검정색 패널의 일부와 용도를 알 수 없는 붉은 색과 흰 색 버튼 모음이 부착돼 있다. 차량 뒷바퀴에는 마이바흐 로고가 선명하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이날 평양 순안공항을 출발 때는 각자 의전 차량을 이용했지만 평양 시내에서 카 퍼레이드를 하면서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차량으로 옮겨 탔다.
업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의 벤츠 마이바흐 S600 풀만가드 무개차는 지난 2013년 부분 변경이 이뤄지기 이전 구형 모델이다. 이 차는 무개차로 생산되지 않는다. 북측에서 자체적으로 차량을 개조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에 앞서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는 이날 오전 9시49분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다. 김 위원장과 이설주 여사 등과 만난 문 대통령 내외는 10시21분쯤 한국에서 가져온 메르세데스-벤츠 마이바흐 S600가드 차량에 몸을 실었다.
문 대통령은 이 차를 취임 당시인 2017년 5월 10일 첫 의전차로 사용했다. 이후 국내에서 국회 방문 등에도 사용했다.
제조사에 따르면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차량은 벤츠 S클래스와 거의 같지만 차체 뼈대와 패널 외부 사이를 특수 철제로 메웠다. 차 유리도 충격강도와 내열성이 큰 폴리카보네이트(polycarbonate, PC) 소재로 코팅해 총알뿐만 아니라 각종 폭발물에도 견딜 수 있다.
김 위원장의 풀만가드는 리무진 모델로 축간거리가 늘어나면서 중량을 덜어내기 위해 서스펜션 설계를 다시 한 것이 특징이다.
두 차 모두 초고성능 런플랫(run-flat) 타이어를 적용해 펑크로 인해 타이어 내부 공기압이 빠져도 형상을 유지하면서 100㎞(킬로미터)전후의 거리를 70~80㎞주행 가능하다.
실내에는 위급 상황을 알려주는 경보장치, 화학공격에 대비한 자체 공기정화시스템, 소화기 등이 탑재돼 있다. 독일 기준의 가장 높은 탄도 방호 등급인 ‘VR9’을 받았다.
평양=공동취재단,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