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들 “김정은, 문 대통령 최고 존엄처럼 예우한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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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이설주 여사가 18일 오전 평양 순안공항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평양 시민들의 환영을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뉴스1]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이설주 여사가 18일 오전 평양 순안공항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평양 시민들의 환영을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뉴스1]

18일 평양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 내외에 대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영접 방식이 파격적이라는 탈북민들의 평가가 나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평양 순안공항에 전용기로 도착한 문 대통령을 직접 영접했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전용기에서 내려 손을 흔들자 김 위원장과 이설주 여사는 이 모습을 보고 박수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탈북작가 임일씨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000년 김대중 대통령을 순안공항에서 혼자 맞았다”며 “부부가 나온 것은 아주 파격적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역시 공항 영접에 대해 “외국 정상회담 사례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환대라고 할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윤 수석은 공항 환영식에서 나온 음악은 북측에서 최고지도자의 행사 때 사용하는 의전곡이라고 설명했다. 임씨 역시 이 음악에 주목했다. 그는 “수령 전용 환영곡인 ‘1호 환영곡’으로 최고 존엄과 똑같이 예우한 것”이라고 전했다.

18일 평양 순안공항에서 평양 시내로 향하는 길가에 늘어선 평양 시민들이 문재인 대통령 일행을 환영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18일 평양 순안공항에서 평양 시내로 향하는 길가에 늘어선 평양 시민들이 문재인 대통령 일행을 환영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탈북민들은 순안공항에서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까지 거리를 가득 채운 환영 인파는 당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준비한 것이라고 봤다. 전주명 통일을 준비하는 탈북자협회장은 “규모 등을 봤을 때 김 위원장이 나름대로 잘 신경 썼다고 보인다”며 “경제 상황이 안 좋아 정권수립일인 9‧9절도 행사를 줄이는데 그 정도면 나름대로 최고로 해준 것”이라고 밝혔다.

탈북작가 김주성씨 역시 “북한이 문 대통령을 대대적으로 환영한 것은 사실”이라며 “거리에 나오는 사람들은 정상회담 일정이 확정된 후 당에서 선별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 역시 백화원 영빈관에 도착해 가진 문 대통령과의 환담에서 “발전된 나라에 비하면 초라하다. 비록 수준은 좀 낮을 수 있어도 최대한 성의를 보인 숙소이고 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5월 문 대통령이 판문점 우리 측 지역에 오셨는데 너무나 장소와 환경이 그래서(안 좋아서) 제대로 된 영접을 못 했는데 늘 가슴에 걸렸다. 그래서 오늘을 기다렸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이 겸손을 표시하면서도 북한 입장에서 최선을 다했음을 설명하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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