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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찍한 고유가 시대 깜찍한 애마 스쿠터가 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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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에서 마포로 출근하는 회사원 배동준(39)씨는 요즘 저녁마다 스쿠터를 익히고 있다. 그는 "승용차를 몰면 한 달 20만원 드는 기름값이 스쿠터는 5만원이면 충분해 스쿠터로 출퇴근 할 것"이라고 말한다.

유가가 치솟자 '스쿠터족'이 급증하고 있다. 소형차의 30%에 불과한 유지비가 스쿠터의 매력이다.

스쿠터는 기어변속이 필요 없는 모터사이클의 일종이다. 연비가 ℓ당 30~40㎞로 소형차의 세 배 정도 되고, 보유 세금도 없어 경제적이다. 차체가 작아 혼잡한 시내에서도 편리하다. 국내 스쿠터 시장은 연간 10만 대 규모로 최근 연평균 10% 이상씩 커지고 있다. 혼다코리아의 신범준 대리는 "스쿠터는 1980년대 이후 유럽.일본에서 도심 이동수단이나 장보기용으로 각광 받고있다"며 "저렴한 유지비 때문에 올들어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20%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이달 초엔 스쿠터의 대명사인 이탈리아 '베스파'가 서울 압구정동에 전시장을 냈다. 이 회사 제품은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여주인공 오드리 헵번이 타 유명해졌다. 세 종류에 300만원대가 주류다. 깜직한 디자인에 두 명이 타고 시속 100㎞까지 낼 수 있다.

차량등록을 하지 않아도 되는 50cc 제품은 대부분 국산으로 1인승이다. 대림의 a.FOUR, 효성의 랠리가 있다. 가격은 110만~159만원. 1~2년 된 중고품은 절반 값이다. 야마하의 비노(50cc급)는 디자인이 앙증맞아 젊은 여성이 많이 찾는다. 가격은 다소 비싸 199만원이다.

출퇴근용으로는 100㏄ 이상이 적당하다. 혼다의 100cc 스쿠터 SCR100은 좋은 연비(45㎞/ℓ)를 자랑한다. 앞.뒷바퀴가 동시에 제동되는 콤비 브레이크를 달아 안전성이 좋다. 가격은 189만원.

스포츠카 뺨치는 스쿠터도 있다. 혼다의 실버윙(600㏄)은 '스쿠터의 롤스로이스'로 불린다. 최고 시속 200㎞ 이상을 낼 수 있고, 소형냉장고 크기만한 90ℓ짜리 수납공간이 달려 있다. 가격은 982만원으로 소형차와 맞먹는다.

▶ 안전하게 타려면=스쿠터를 탈 때는 반드시 헬멧과 장갑 등의 보호장구를 착용해야 한다. 100cc 이상은 의무적으로 차량등록을 하고 번호판을 달아야 한다. 번호판을 달려면 책임보험도 가입해야 한다. 125cc 이상을 타려면 반드시 2종 소형면허를 따야 한다. 125cc 미만은 기존 자동차 운전면허증으로 대체할 수 있다. 구입할 때 취득세(가격의 2%)를 내고 등록한 뒤 보험도 들어야 한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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