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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혜, 남편 회사 직원 국회 비서로 채용...논문 이수 자료도 제출 거부

중앙일보

입력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가 남편 회사의 사내이사를 자신의 보좌진(별정직 공무원)에 채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현행 국가공무원법 64조에 따르면 공무원은 공무 외에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에 종사하지 못하며 소속 기관장의 허가없이 겸직할 수 없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오전 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차려진 서울 영등포구 교육시설재난공제회로 출근하며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오전 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차려진 서울 영등포구 교육시설재난공제회로 출근하며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자유한국당 김현아 의원에 따르면 유 후보자는 남편이 운영 중인 유기농 제품 판매 업체 ‘㈜천연농장’의 사내이사인 오모 씨를 19대 국회 때 7급 비서로 채용해 지금까지 보좌진에 두고있다. 오씨는 2012년 6월 농장 설립 당시 초대 대표이사를 맡았으며, 그해 12월 유 후보자의 남편이 ㈜천연농장의 대표이사에 취임하자 오씨는 사내이사에 등재됐다. 이후 2013년 3월 오씨는 유 후보자의 의원실 7급 비서로 취직했는데 최근까지도 ㈜천연농장 사내이사를 겸직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아들 군대 안 보내고 딸 위장전입도 모자라 남편 사업 돕겠다고 국민 세금으로 남편회사 직원 월급까지 챙겨준 유 후보자는 교육부 장관은 물론 정치인으로서도 뻔뻔하고 염치가 없으니 책임지고 물러나라”고 비판했다.

이에대해 유 후보자 측은 “유 후보자와 오 비서는 2005년 열린우리당 시절부터 알던 사이로 업무능력을 인정받아 채용된 것”이라며 “오 비서가 공무원법상 겸직 금지 조항을 위반한 건 맞으나 사내이사로 이름만 올렸을 뿐 급여를 받지 않아서 의원실 채용 당시 겸직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이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의 의원실 비서인 오모 씨에 대해 '국가공무원법 상 겸직 금지 조항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김현아 의원실 제공]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이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의 의원실 비서인 오모 씨에 대해 '국가공무원법 상 겸직 금지 조항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김현아 의원실 제공]

한편 유 후보자는 석사학위 취득 당시 논문 대신 이수한 6학점 수강과목 내역의 국회 제출을 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당 곽상도 의원실에 따르면 유 후보자는 2007년 이화여대 정책과학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하면서 학칙에 따라 논문 대신 추가 교과목 6학점을 취득했다. 곽 의원이 해당 학위취득이 적법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통상 제출하는 학위논문 대신 6학점의 수강내역을 국회에 제출할 것을 이화여대 측에 요구했으나, 이대 측은 “(후보자의) 동의가 없으므로 제출이 불가하다”고 밝혔다.

통상 인사청문회에서 학위과정을 입증하는 자료는 학위논문이다. 이에 상응하는 자료 제출을 거부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상곤 교육부장관은 청문회 당시 서울대 석·박사과정 학위논문을 제출했으며, 당시 수강과목 내역도 자료를 요청한 의원실에 별도로 제출했다. 지난 7월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된 김선수 대법관도 고려대 측을 통해 법학과 석사과정 수강과목 내역을 국회에 제출했다. 곽 의원은 “학위취득 과정에 대해 해명을 하지 않는다면 부정하게 학위를 획득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성실하게 자료를 제출해 의혹을 해소하라”고 요구했다.
유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는 오는 19일로 잡혀있으나, 야당은 18~20일 남북정상회담이 열린다는 이유로 청문회 일정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성지원·하준호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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