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희의아이유학노트] <24> 에세이 작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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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대의 경우 지원자는 매년 2만 명 이상이고, 이들 중 합격자는 10%를 밑돈다. 하버드대에 지원하는 학생이라면 최상위 학업 성적과 SAT 성적, 최고의 추천서, 학생회장.교지 편집장 등의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특별활동을 기록한 원서를 제출하게 된다.

지원자들이 모두 출중해 객관적인 조건의 차이가 없을 때, 사정관의 눈을 사로잡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에세이에 나타난 학생의 인간적인 매력이다. 학생이 자신을 어떻게 이해하고, 자신과 세상의 문제를 어떻게 보고 느끼고 파악하여 이를 해결해 나가려 하는지를 관찰하는 것이다. 학교에서는 단순히 수치로 표시된 학생의 모습이 아니라 숨쉬고 생각하고 많은 경험을 한 실제 학생의 모습에 관심을 갖는 것이다.

또한 글쓰기 능력은 수학 능력의 가장 기본이 된다. 에세이는 학생의 글쓰기 능력을 평가하는 도구가 되기 때문에 에세이에 대한 평가는 사정 작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에세이는 자신의 개성적인 모습을 얼마나 훌륭하게 표출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춰 작성해야 한다. 전혀 모르는 지원자의 모습이 궁금하여 만나보고 싶어질 만큼 매력적으로 작성해야 한다.

그러나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모습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자신의 모습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모범 답안에 등장할 것 같은 당위성이 농후한 주제나 진부한 소재, 상투적인 표현, 자신의 현학적인 취미를 과시하는 것은 거부감을 준다. 지나치게 많은 인용도 주체적인 사고가 부족한 사람으로 보이게 하므로 매력적일 수 없다.

에세이를 작성하는 과정을 통해 학생은 자신을 되돌아보고 성찰의 기회를 가짐으로써 자신을 위한 공부가 된다는 점에서 에세이 작성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자신을 이해하고 정체성을 확인함으로써 외국에 나가서 어떤 방법으로 홀로서기 할 것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에세이를 쓰기 전 자신의 모습을 성찰하고, 에세이 질문에 관한 해답을 모색해 보면서 자신이 살아가야 할 미래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박영희 교육컨설팅 세쿼이아그룹 대표.미국교육컨설턴트협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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