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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감독이 밝힌 손흥민 머리 쓰다듬은 진짜 이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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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한국과 베트남과의 경기 전 국민의례를 하는 박항서 감독(왼쪽)과 경기 중 드로잉하려는 손흥민의 머리를 쓰다듬는 박항서 감독(오른쪽). 보고르=김성룡 기자

2018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한국과 베트남과의 경기 전 국민의례를 하는 박항서 감독(왼쪽)과 경기 중 드로잉하려는 손흥민의 머리를 쓰다듬는 박항서 감독(오른쪽). 보고르=김성룡 기자

2018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준결승전 한국과 베트남의 경기 중 박항서 감독이 손흥민의 머리를 쓰다듬은 진짜 이유가 공개됐다.

앞서 지난달 29일 열린 아시안게임 준결승전 당시 경기 도중 작전 지시 중인 박 감독 옆으로 손흥민이 다가가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된 바 있다.

이 장면을 두고 일부 베트남 매체는 "손흥민이 박 감독의 한국어 지시를 엿듣기 위해 접근하자, 박 감독이 손흥민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상황을 모면했다"고 해석하기도 했다.

이에 박 감독은 3일 베트남 국영 온라인 매체 VN익스프레스과의 인터뷰를 통해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당시 경기가 잠시 중단돼 선수들에게 작전 지시를 하려던 순간, 우연히 내 쪽으로 공이 굴러왔다"며 "공의 주인인 한국팀 손흥민이 드로잉을 위해 공을 가지러 내 옆으로 왔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한국어로 작전 지시를 하는데, 주변을 둘러보니 손흥민 선수가 있더라"며 "손흥민 선수가 내 작전을 엿듣기 위해 일부러 그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손흥민은 상대 팀 선수이자 내 후배다. 나는 인사차 머리를 쓰다듬었을 뿐이다"라고 속마음을 밝혔다.

아울러 이날 인터뷰에서 박 감독은 베트남이 한국에 골을 허용했을 때 포착된 웃음의 의미도 설명했다.

이 장면 역시 베트남 축구 팬들 사이에서 논란이 된 장면으로, 박 감독이 한국을 응원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그는 "경기 작전 때 '한국전은 시간과의 싸움'이라는 말을 했다. 한국에 유명한 선수들이 많아 위축된 경기가 진행될까 우려도 했지만, 초반에 실점만 하지 않으면 할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고 설명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실제 경기 시작과 동시에 우리(베트남) 선수들이 지금까지는 보이지 않았던 위축된 모습을 보이더라"며 "그 모습을 보고는 코치와 이야기를 나누며 '내가, 우리가 어떻게 한국팀을 막느냐?'라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웃은 건 실수라고 해야 하나…"고 말끝을 흐리며 당시 아쉬움과 허탈함이 섞인 웃음이었다는 의미를 전했다.

이에 기자가 "그때 웃음은 쓴웃음이었느냐"고 다시 한번 묻자 박 감독은 "우리가 실점했는데 어떻게 기쁨의 웃음일 수 있겠느냐. 상식적으로 생각해주시면 좋겠다"며 논란에 반박했다.

한편 지난달 29일 인도네시아 자와바랏 치비농의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준결승전에서 베트남은 한국에 1-3으로 패했다.

베트남은 전반 시작 7분 만에 한국에 골을 내준 뒤 전반 28반, 후반 55분 연달아 실점했다.

이어 1일 열린 3·4위 전 아랍에미리트와의 경기에서는 승부차기 접전 끝에 아쉽게 패해 2018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4위를 기록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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