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하면 뭐든지 될 수 있다 … 포기하지 말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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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과학고를 조기 졸업한 뒤 미국의 명문 컬럼비아대에 장학생으로 합격해 주목받았던 김재희(22.사진)씨가 17일 열리는 컬럼비아 대학 졸업식에서 전체 수석 졸업생상을 받는다. 김씨는 수석 졸업의 영예와 함께 미국 최고 엘리트들의 사교모임인 파이 베타 카파 클럽(PBK)에도 가입하는 특전도 누리게 됐다.

파이 베타 카파 클럽은 미국 대학 우등생들의 모임이다. 1776년 윌리엄 앤 메어리 대학에서 성적 상위 1%에 해당하는 학생들이 만들었다. 지금도 대학 재학 3년간의 성적과 연구활동 실적 등을 기준으로 까다롭게 심사해 회원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미국 대학원 입학을 위한 수학능력고사인 GRE(물리 분야)에서 만점을 받은 김씨는 졸업식에서 미하엘리스 물리학상도 받는다. 그녀는 하버드와 스탠퍼드.코넬 등 아이비 리그의 명문대학원 10여 곳으로부터 박사과정 특별장학생으로 입학허가도 받아놓은 상태다.

인천 출신인 김양은 아버지 김상훈(47.목재 사업).어머니 김동실(47)씨 슬하의 2녀 중 둘째.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수석을 놓친 적이 거의 없다고 한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수학책을 영어 원서로 보기 시작했다. 유치원 시절부터 아버지의 외국인 친구 가족과 어울려 문법보다 회화 위주로 영어를 배우기 시작해 고등학교 때 외국인과 영어로 자유롭게 대화를 나눌 정도였다고 한다. 성격이 활달하고 모든 종류의 운동을 좋아한다는 김씨는 인천과학고에서 여학생으로는 처음으로 학생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김양의 졸업식에 참석하기 위해 뉴욕에 머물고 있는 김양의 어머니 김씨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딸을 설명하면서 "머리가 특별히 좋다기보다는 노력형인 아이"라고 했다.

"노력하면 뭐든지 될 수 있다, 포기하지 말라는 말을 가장 많이 해줬다"는 김씨는 "성적이 좋아도 자만에 빠지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딸이 대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씨는 또 "딸아이는 아직 공부하는 과정에 있을 뿐"이라며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는 사람으로 남아주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김씨 부부는 딸의 제안으로 고교 재학 시절부터 지금까지 인천과학고에 매년 100만원씩 기부해오고 있다. 딸이 장학생으로 선발돼 등록금을 안내는 대신 "다른 학생을 위해 써달라"며 기부하기 시작한 것을 지금까지 계속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학시절 지도교수와 함께 쓴 연구 논문이 과학물리잡지인 '피직스 리뷰'에 게재될 계획이라는 김씨는 스탠퍼드 대학원에 진학해 응축물질 물리학 분야를 공부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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