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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재방북, 다음달 25일께 이뤄질듯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DJ 방북' 실무대표단 출발
김대중(金大中.DJ) 전 대통령의 6월 방북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우리측 실무접촉 대표단 정세현 단장이 15일 오후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사무국에서 대표단과 출발하기 앞서 손을 흔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6년 만에 평양을 방문할 김대중(DJ)전 대통령의 재방북은 6월 하순에 이뤄질 전망이다.

여권 관계자는 15일 "DJ의 열차 방북을 위한 사전 준비 작업과 DJ의 국내 일정 때문에 다음달 20일을 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다음달 15일부터 사흘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될 '2006 노벨평화상 수상자 광주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 회의에는 미하일 고르바초프 옛 소련 대통령 등 20여 명의 역대 노벨평화상 수상자를 비롯해 국내외 저명 인사 700여 명이 대거 참석한다.

비슷한 시기인 14~17일 6.15 공동선언 발표 6주년을 기념해 남북이 공동으로 개최하는 민족통일대축전이 광주에서 열려 김 전 대통령의 재방북 시기를 결정할 변수가 되고 있다. 이 기간 중 DJ가 평양을 방문하기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이와 관련, DJ 재방북 일정.절차와 방북단 규모 등을 논의하기 위해 남북 당국은 16일 금강산호텔에서 실무접촉을 갖는다.

남측에선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을 대표단 단장으로 이관세 통일부 정책홍보실장, 최경환 DJ비서관, 천해성 통일부 남북회담사무국 운영부장이 참석한다. 북측에선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 등 4명이 나온다.

한 관계자는 "남북 실무접촉에서 북측의 의견을 들어야 하나 6월 초 방북은 힘들 것 같다"고 설명했다. DJ가 80세의 고령인데다 정기적으로 신장 투석을 해야 돼 '광주 행사'를 전후로 상당한 휴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국 팀이 출전한 독일 월드컵 축구대회도 변수다.

국내외 시선이 온통 24일 독일 하노버에서 치러질 한국.스위스 간 마지막 예선 경기에 집중될 것이기 때문이다.

'정치 9단'인 김 전 대통령과 국제 무대에서 DJ의 재방북을 최대한 활용하려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월드컵 변수'를 감안할 경우 두 사람의 회담 시기는 25일을 넘길 수 있다.

하지만 DJ의 방북 시기가 늦춰지면 북측의 '열차 방북'에 대한 거부 명분이 약화되고 야당 측의 5.31 지방선거용 '북풍(北風)'의혹 공세 역시 주춤해질 것으로 보인다.

DJ의 열차 방북은 아직도 미지수다. 남북 당국이 지난 주말 경의선.동해선의 철도 연결 구간에서 오는 25일 열차를 시험 운행키로 합의했으나 북측은 'DJ의 열차 방북'에 대해 확답을 주지 않았다고 한다.

남북간 열차 시험 운행은 오는 25일 각기 100명을 실은 5량의 열차가 경의선 구간은 문산역에서 북한 개성역으로, 동해선은 북한 금강산역에서 남한 제진역을 향해 각각 달리는 방식으로 실시된다. 이후 양측이 경의선 재개통에 뜻을 모으면 DJ재방북까지 한 달 가량 열차 시험 운행과 시설 정비 등을 할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북측은 군부 강경파의 반대 때문에 개성~평양 간 경의선 철도를 개방하기를 꺼리고 있는 것같다"며 "DJ 재방북의 상징성을 감안해 철도 방북을 반드시 성사시킬 방침"이라고 말했다. DJ도 북측의 항공편 이용 권유에도 불구하고 열차 방북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한다.

일각에선 북측이 끝까지 도라산역~개성~평양 간의 철도를 열지 않을 경우 도라산역~개성 구간은 철도, 개성~평양 구간은 고속도로로 가는 절충안까지 거론한다.

이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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