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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 한계 드러난 여자배구, 아시안게임 결승행 좌절

중앙일보

입력

태국과 한국이 여자배구 준결승전에서 맞붙고 있다. [AP=연합뉴스]

태국과 한국이 여자배구 준결승전에서 맞붙고 있다. [AP=연합뉴스]

한국 여자배구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지친 선수들 집중력 떨어져 태국에 져 #38세 노장 세터 이효희 안타까운 분전 #벤치만 지킨 고교생 선발 이유 궁금증

한국은 3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 배구장에서 열린 준결승전에서 태국에 세트스코어 1-3(15-25, 20-25, 25-20, 22-25)으로 졌다. 조별리그에서 일본을 꺾는 등 전승을 거둔 태국은, 준결승전에서 한국마저 잡고 결승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태국과 한국이 여자배구 준결승전에서 맞붙고 있다. [AP=연합뉴스]

태국과 한국이 여자배구 준결승전에서 맞붙고 있다. [AP=연합뉴스]

1세트부터 한국 선수들 플레이는 구멍이 뚫려 있었다. 서브 리시브부터 제대로 되지 않았다. 세터의 토스는 짧거나 낮아 공격수들이 타점을 맞추는 데 애를 먹었다. 게다가 서브마저 들어가지 않으면서 점수를 뽑을 방법이 없었다. 세트 중반 이미 11-20, 9점 차까지 점수가 벌어졌다. 그대로 세트를 내줄 수밖에 없었다.

2세트 전열을 정비한 한국은 몸이 좀 풀린 듯 짜임새 있게 경기를 풀어갔다. 하지만 14-9에서 내리 4점을 내주면서 추격을 허용했다. 이어 17-16에서 범실을 쏟아내면서 내리 4점을 내주면서 전세는 뒤집혔고, 결국 또 세트를 내줬다.

벼랑 끝에 몰린 한국을 구한 건 강소휘였다. 3세트 이재영과 교체 투입된 강소휘는 간결한 스윙의 반 박자 빠른 공격으로 태국 블로커를 뚫었다. 서브는 강력했고, 서브 리시브도 안정적이었다. 강소휘의 활약과 질 수 없다는 표정으로 이를 악문 김연경의 가세로 세트를 따오며 추격의 실마리를 마련했다.

 태국과 한국이 여자배구 준결승전에서 맞붙고 있다. [AP=연합뉴스]

태국과 한국이 여자배구 준결승전에서 맞붙고 있다. [AP=연합뉴스]

상승세를 탄 한국은 4세트 체력이 떨어지기 시작한 태국의 범실과 강소휘의 활약을 묶어 18-12까지 앞서갔다. 그대로 세트를 따낼 것처럼 보였는데, 심기일전한 태국이 마지막 반격에 나섰다. 19-13에서 밀어 넣기, 이동 속공 등 다양한 공격으로 내리 4점을 뽑아 점수 차를 줄였다. 한국은 당황한 나머지 제 플레이를 하지 못했고 결국 막판 김연경의 공격까지 가로막히면서 태국에게 무릎을 꿇었다.

한국은 38살의 노장 세터 이효희가 분전했지만, 이틀에 한 경기씩 열리는 빡빡한 일정 때문인지, 체력적으로 힘든 모습을 보여줬다. 체력 소모가 많았던 양효진, 김수지 등 센터진과 김연경, 박정아 등 공격진도 힘든 기색이 역력했다. 그런 상황에서 차해원 감독이 뽑은 고교생 선수들은 체력이 고갈된 주전들 대신 뛰지 못하고 물통만 나르다가 대회를 마쳤다.

자카르타=장혜수 기자 hsch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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