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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다 팀" 바깥에서 더 빛나는 '빛의조'

중앙일보

입력

실력으로 '인맥 축구' 논란을 잠재우고, 겸손한 자세로 팀의 고참으로서 역할도 충실히 하는 황의조(왼쪽). [연합뉴스]

실력으로 '인맥 축구' 논란을 잠재우고, 겸손한 자세로 팀의 고참으로서 역할도 충실히 하는 황의조(왼쪽). [연합뉴스]

 '킹(king·왕)의조' '인맥 아닌 금맥' '빛의조(빛나는 황의조)'

AG 축구 9골, 실력으로 보여준 황의조 #믹스트존 인터뷰마다 "팀 승리에 더 기뻐" #대표팀 고참 역할도 충실..."난 한 팀원일 뿐" #"내 골보다 팀이 가장 좋은 위치에..." 헌신 다짐 #

요즘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공격수 황의조(26·감바 오사카)에 대한 팬들의 찬사가 끊이질 않는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화끈한 공격력을 선보이면서 9골을 터뜨리고 한국의 결승 진출을 이끈 그의 활약에 따른 반응이다. 김학범 대표팀 감독과 2014년부터 2년간 성남 FC에서 스승과 제자로 있었단 이유로 '인맥 축구' 논란에 휘말렸던 그는 실력으로 잠재우고 자신에 대한 시선을 바꿨다. '착한 인맥 축구의 모범 사례'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축구 대한민국과 우즈베키스탄의 8강전이 27일 브카시 패트리어트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황의조가 동점골을 터뜨리고 있다. 브카시=김성룡 기자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축구 대한민국과 우즈베키스탄의 8강전이 27일 브카시 패트리어트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황의조가 동점골을 터뜨리고 있다. 브카시=김성룡 기자

황의조의 진가는 그라운드 안에서 보여주는 득점력뿐 아니라 바깥에서도 잘 드러난다. 16강부터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날 때마다 그는 '팀 승리를 하게 돼 더 기쁘다'는 말을 해왔다. 그렇게 그는 '팀'을 강조한다. 자신의 골이 더 드러나기보단 동료의 패스, 도움에 더 무게를 두고 말한다. 그만큼 팀에 대한 헌신이 강하고, 겸손하다.

16강 이란전을 이긴 뒤 황의조는 "내가 집중을 한 것도 있지만 좋은 패스가 왔다. 골을 넣기는 했지만, 그만큼 수비에서도 선수들이 잘 막아줬으니까 좋은 기회가 왔다"고 말했다. 8강 우즈베키스탄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뒤에도 그는 "선수들이 따라가려는 마음이 좋았다. 팀이 하나로 뭉쳐져서 승리할 수 있었다. 만족한다"고 말했다. 준결승 베트남전을 이긴 뒤엔 "동료들이 좋은 패스를 주고, 난 거기서 어떻게 골을 넣을지 신경을 쓸 뿐이다. 동료들이 편하게 경기하기 위해선 빨리 결정해줘야 했다"고 말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축구 대한민국과 우즈베키스탄의 8강전이 27일 브카시 패트리어트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황의조가 추가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브카시=김성룡 기자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축구 대한민국과 우즈베키스탄의 8강전이 27일 브카시 패트리어트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황의조가 추가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브카시=김성룡 기자

그러면서 와일드카드(24세 이상) 공격수이자 대표팀 내 고참으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해내고 있다. 그는 "최대한 팀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와일드카드라고 다른 멤버들과 다른 건 없다. 팀이 승리하는데 모두 한 마음으로 뭉치는 것이고, 모두 대표팀의 한 일원일 뿐"이라고 말했다. 룸메이트인 이승우(헬라스 베로나)가 대회 초반 감기로 고생했을 때도 황의조는 "출전 기회가 적었어도, 언젠간 기회가 올테니까, 그걸 꼭 잡으라"는 말로 힘을 불어넣었다. 이승우는 "의조형과 방에서 많은 얘기를 나눈다. 그 덕에 기회도 많아지고, 골도 넣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축구 한국=베트남의 준결승전이 29일 인도네시아 보고르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열렸다. 후반에 교체된 황의조가 벤치고 걸어가고 있다. 보고르=김성룡 기자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축구 한국=베트남의 준결승전이 29일 인도네시아 보고르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열렸다. 후반에 교체된 황의조가 벤치고 걸어가고 있다. 보고르=김성룡 기자

황의조는 "말레이시아와 조별리그 경기를 지고 난 뒤에 정신 무장을 단단히 했다. 선수들은 이 대회가 얼마나 중요한 대회인지 다 알고 준비를 많이 해왔다. 팀이 승리하는 길이면, 어떤 역할이든 다 하겠다"고 말했다. 이제 황의조 앞에 남은 관문은 다음달 1일 열릴 일본과 결승전, 한 경기다. "내 골보다 팀이 가장 좋은 위치에 올라가있는 게 더 좋다"던 그는 논란과 가시같빌까지 스스로 다 뚫고, 최고를 넘보고 있다.

자카르타=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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