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사과 83%, 배추 118% 올라 … 추석상 어쩌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2면

농협유통은 배추·무의 가격관리를 통해 다음 달 22일까지 배추 1통은 4000원, 고랭지 무 1개는 1800원에 각각 판매한다고 29일 밝혔다. [연합뉴스]

농협유통은 배추·무의 가격관리를 통해 다음 달 22일까지 배추 1통은 4000원, 고랭지 무 1개는 1800원에 각각 판매한다고 29일 밝혔다. [연합뉴스]

다음 달 24일 추석을 앞두고 사과·배추 등 식탁 물가가 급등하고 있다. 올여름 폭염과 가뭄, 태풍 등이 반복되며 농사를 망친 탓에 수확이 줄어 값이 크게 뛴 것이다.

올해 여름 폭염·가뭄·태풍에 흉작 #1년새 당근 123%, 대파 57% 급등 #정부, 배추·무 4000t 시장 풀기로 #마트선 값 안정적인 귤 세트 선봬

28일 농업관측본부에 따르면 사과(최대 83%)·배추(118%) 등 농산물 가격이 전년 평균보다 크게 올랐다. 추석 단골 품목인 사과·배 등이 5월 꽃필 시기에 냉해를 입은 데다 여름엔 폭염 직격탄을 맞아 생산이 줄어든 탓이다.

전체 도매가격 기준으로 사과는 후지(83.3%)·아오리(52.6%)·홍로(29.6%) 등 품종을 막론하고 전년 평균 대비 값이 뛰었다. 배(상주 원황배·15㎏)도 37.3% 올랐다.

관련기사

서울 송파구 가락동 도매시장에서 판매되는 사과(10㎏)는 최상급인 ‘특품’이 5만2000원, 한 단계 아래인 ‘상품’은 4만9027원을 기록했다. 지난 18일 기준 특품과 상품은 각각 3만7182원, 2만9908원이었다. 불과 열흘 만에 사과값이 1~2만원이 오른 셈이다. 반면 상대적으로 폭염 피해가 작았던 감귤(3㎏)은 28일 2만1544원으로 상승 폭이 5.7%에 그쳤다.

사과값 상승세를 반영해 최근 유통업계는 사과 대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가격의 귤을 넣은 추석 선물세트를 내놓기도 했다. 굴비 대신 올해 어획량이 많아 값싸진 제주산 갈치가 들어간 세트도 등장했다. 지난 22일 제주산 생갈치 1마리(300g 내외)는 대형마트에서 1년 전보다 27% 싸진 4980원에 판매됐다. 예년에는 수산물 세트에서 굴비의 비중이 90%를 차지했다면 올해는 70%대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배추와 무 가격이 올라 겨울 김장물가 역시 출렁일 전망이다. 28일 농업관측소 도매가격 기준으로 배추(117.8%)·당근(123.1%)·대파(56.7%) 등 주요 농산물 가격이 전년 평균보다 올랐다. 무(가락동 도매시장·18㎏ 상품)는 열흘 만에 2만883원에서 3만2524원으로 값이 올랐다. 김장 재료 중 하나인 오이도 전년 평균보다 값이 30.2% 올랐다. 김장 재료비가 대부분 뛴 가운데 마늘 정도가 가격변동 폭이 작았다.

김치 재료 가격 급등은 114년 만에 찾아온 폭염 탓에 출하량이 확 줄었기 때문이다. 특히 고랭지 배추와 무는 서늘한 기후에서 잘 자라는 특성상 유독 고온에 약하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달 하순 가락시장 반입량이 배추는 하루 324톤으로 평년의 절반에 그쳤고, 무는 462톤으로 평년보다 16% 줄었다.

수급 안정을 위해 정부는 배추 3000t과 무 1000t을 긴급 수매해 시장에 풀기로 했다. 이재욱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은 “출하 시기를 탄력적으로 조절해 단기 수급 불안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배추는 내달부터 공급이 안정되는 반면, 무는 당분간 부족할 전망이다. 무는 생육 기간이 3개월로 배추(2개월)보다 길기 때문에 공급여건이 나아지기까지 시간이 더 걸린다.

세종=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