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한국 '오일머니'와의 악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3면

노무현 대통령이 14일 오후 UAE의 두바이를 찾았다. 'All that you can imagine in one place(상상할 수있는 모든 것이 있는 곳)' 'The most prestigious area(가장 명성이 있는 곳)'라는 두바이의 홍보 간판들이 거대한 오일 머니 유입의 위력을 느끼게 했다. 노 대통령은 UAE측과 오일 머니를 흡수하기 위한 다각도의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UAE측이 가장 관심을 보인 분야는 한국의 건설.플랜트와 정보통신(IT)분야 기술이다. 오일머니 흡수의 무기인 셈이다. 칼리파 대통령의 이복동생으로 UAE의 실력자인 모하메드 아부다비 왕세자는 노 대통령을 면담한 자리에서 "일본 건설 기업들이 여기 많이 들어와 있었는데 한국 기업은 기술력도 좋지만 특히 성실성의 면에선 더 나은 것같다"고 말했다. 2015년까지 건설분야에만 3000억 달러를 투자할 예정인 UAE와 한국은 건설협력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노 대통령은 삼성물산이 시공 중인 세계 최고층 빌딩 '버즈 두바이'의 건설 현장을 찾아 5000여명의 외국인 기능공들을 지휘하고 있는 17명의 삼성 직원들을 격려했다.

양국 경제인 오찬 연설을 통해선 "불모의 사막에서 일으킨 두바이의 기적은 세계 11위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한국의 기적과 비교할 수있다"며 "미래를 내다보는 상상력과 실천력으로 양국이 협력해 나가자"고 연설했다.

이번 회담을 계기로 양국은 1200만 배럴 규모의 석유를 UAE가 한국에 공동비축하는 사업을 추진할 '원유 국제공동비축 사업' MOU를 교환했다. 한국은 보관료 수입을 받고 유사시 우선 사용권도 갖는 내용이다.

중동지역의 IT허브를 꿈꾸는 UAE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인 한국의 전자, IT 기술이 위력을 발휘했다. 노 대통령을 만난 UAE의 알 하밀리 에너지장관은 "우리 집 가전 제품은 다 한국산"이라며 "품질과 애프터 서비스가 아주 좋다"고 말했다.

양국은 UAE의 관심 영역인 와이브로(휴대 인터넷),홈 네트워크, 텔레매틱스 등 첨단 IT 협력 강화를 위한 MOU에도 서명했다. 몽골.아제르바이잔.UAE 순방을 마무리한 노 대통령은 15일 귀국한다.

두바이=최훈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