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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골에도 "팀 이긴 게 더 기뻐"... 겸손한 '빛의조'

중앙일보

입력

30일 오후(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보고르 치비농의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준결승 한국과 베트남의 경기에서 득점한 황의조가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30일 오후(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보고르 치비농의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준결승 한국과 베트남의 경기에서 득점한 황의조가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 골보다 팀 승리를 할 수 있었던 게 더 기뻤다"

'빛의조' '킹(king)의조'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공격수 황의조(26·감바 오사카)에겐 요즘 이같은 수식어가 자주 달라붙는다. 하지만 그는 경기장 바깥에서도 더 빛난다. 팀을 위해 헌신하는 마음과 의지를 더해 더 겸손한 자세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인도네시아 보고르 치비농의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축구 준결승전에서 황의조는 베트남을 상대로 전반 28분 손흥민(토트넘)의 패스를 받아 팀의 두 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이번 대회 토너먼트에서만 5골을 터뜨리는 등 총 9골을 넣은 황의조의 활약을 앞세운 한국은 이승우(헬라스 베로나)의 멀티골도 더해 베트남을 3-1로 누르고 2회 연속 아시안게임 결승에 올랐다. 고비 때마다 결정적인 기회가 생기면 그대로 골을 터뜨리는 황의조의 빛나는 결정력에 한국 축구는 가시밭길을 넘어 이제 한 고비만 남겨두게 됐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축구 한국=베트남의 준결승전이 29일 인도네시아 보고르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황의조가 추가골을 넣고 축하받고 있다. 보고르=김성룡 기자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축구 한국=베트남의 준결승전이 29일 인도네시아 보고르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황의조가 추가골을 넣고 축하받고 있다. 보고르=김성룡 기자

경기가 끝난 뒤 황의조는 자신의 골보다 팀 승리에 더 기쁘다고 했다. 그는 이번 대회 내내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날 때마다 '팀 승리' '팀을 위해서'라는 단어를 자주 쓴다. 이번 대회에서 그가 많은 골을 넣은 것에 대해서도 "동료들이 좋은 패스를 주고, 난 거기서 어떻게 골을 넣을지 신경을 쓸 뿐이다. 동료들이 편하게 경기하기 위해선 빨리 결정해줘야 했다"고 말했다. 자신의 골에 더 욕심을 내기보다 팀 승리에 어떻게든 힘이 보탬이 되겠다면서 겸손해하는 자세가 더 돋보였다. 황의조는 조별리그 말레이시아전 패배 이후 단단해진 팀에 만족해했다. 그는 "선수들끼리 미팅 때도 더 정신 무장을 했다. 그렇게 잘 치러내고 좋은 결과가 나와 좋다"고 말했다.

황의조에게 남은 건 결승전 한 경기다. 결승전은 다음달 1일 열린다. 그는 어느 팀을 상대하든 결승전 한 경기에만 집중하고자 했다. 그는 "상대를 신경쓰기보단 우리 팀끼리 더 뭉쳐서 한 경기 잘 치르고 우승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시밭길을 헤치고 올라선 만큼 강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그는 "우리가 잘 준비할 것이다. 우리 플레이만 잘 펼치면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치비농=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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