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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빅토리아 시크릿 될래요!

중앙일보

입력

 매장수 줄었는데 수익은 늘었다

통상적으로 기업이 매장 수를 대폭 줄이면, 위기에 봉착했음을 의미한다. 회사 수익 역시 닫은 매장의 수만큼 줄어드는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중국 란제리 브랜드 코스모 레이디(都市丽人 두스리런)는 이 흐름을 역행했다. 실적에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았다. 이유가 뭘까?

[사진 gq.com]

[사진 gq.com]

8월 20일, 코스모 레이디는 2018년 중기 재무보고서를 발표했다. 자료에 따르면, 코스모 레이디 해당 기간 영업수입은 동기 대비 12.5% 증가한 23억 3900만 위안(약 3800억 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 늘어난 10억 2200만 위안(약 17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주가 역시 1년(2017년 3월~2018년 4월)사이 약 1.3배 올랐다.

중국 란제리업계 패스트패션 #前 빅토리아 시크릿 CEO 영입

1998년 탄생한 코스모 레이디는 중국 속옷업계에 ‘패스트 패션’ 열풍을 불러온 브랜드다. 2014년 기준, 중국 전역 전용매장이 6000개를 돌파했다. 패션이 연예인의 전유물이 아니며, 도시 남녀가 다양한 스타일의 란제리 패션을 즐기게끔 하겠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코스모 레이디 전속모델 린즈링 [사진 코스모 레이디 홈페이지]

코스모 레이디 전속모델 린즈링 [사진 코스모 레이디 홈페이지]

코스모 레이디는 2012년부터 '대만의 김태희'라 불리는 린즈링(林志玲)을 브랜드 전속 모델로 내세우고 있다. 린즈링은 영화 적벽대전에서 주유의 아내역으로 나온 배우다. 린즈링은 손수 디자인에 참여, 자신의 이름을 내건 란제리 시리즈 ‘C’를 선보이기도 했다.

남성 속옷 모델은 현재 안젤라베이비의 남편으로 유명한 황샤오밍(黄晓明)을 기용했다. 코스모레이디는 매 시즌마다 그때 그때 유행하는 각종 스타일의 란제리를 출시, 중국 속옷업계 패스트패션 열풍을 일으키며 2016년 점유율 1위로 올라선다.

황샤오밍 [사진 suning.com, ef360.com]

황샤오밍 [사진 suning.com, ef360.com]

매장, 상품 혁신으로 이미지 업그레이드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올 들어 코스모 레이디 매장 외관이 확연히 달라졌다. 전체적인 컬러뿐만 아니라 분위기가 한층 세련되게 바뀌었다는 평이다.

코스모 레이디 매장 외관 및 인테리어 변화 [사진 웨이보]

코스모 레이디 매장 외관 및 인테리어 변화 [사진 웨이보]

2018년 상반기, 코스모 레이디는 98개 직영점과 634개 가맹점을 대상으로 리뉴얼 작업에 돌입했다. 매장 이미지와 소비자의 쇼핑 체험을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서다. 하반기에도 상반기와 비슷한 규모의 매장 리뉴얼이 예정돼 있다. 매장과 제품의 변화는 코스모 레이디가 추구하는 방향이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2018년 6월 30일 현재, 코스모 레이디는 총 7368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는 1332개 직영점과 6036개 가맹점이 포함된다.

2016년과 2017년 상반기 약간의 부침을 겪었던 코스모 레이디는 지난해 하반기 성장세를 회복했다.

중국 란제리업계는 시장이 세분화됨에 따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코스모 레이디 역시 도전에 직면, 적극적으로 전환점을 모색 중이다. 변화의 포인트는 브랜드 이미지 업그레이드에 있다.

[사진 코스모 레이디 홈페이지]

[사진 코스모 레이디 홈페이지]

2017년을 기점으로 고급 란제리 브랜드로의 변신에 돌입한 코스모 레이디는 글로벌 시장 개척에도 공을 들였다. 지금까지 홍콩, 일본,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등 해외 시장에 진출했다.

이미지 탈바꿈을 위한 코스모 레이디의 노력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올해 4월 코스모 레이디는 베이징에서 패션쇼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5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인터넷을 통해 코스모 레이디 쇼를 지켜봤다.

중국의 빅토리아 시크릿 만든다

2018년 7월, 코스모 레이디는 세계적인 란제리 브랜드 빅토리아 시크릿(Victoria’s Secret) CEO 출신 Sharen Jester Turney를 CSO(Chief Strategy Officer)로 영입했다. '코스모 레이디를 중국의 빅토리아 시크릿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다.

빅토리아 시크릿 전 CEO Sharen Jester [사진 ladymax.cn]

빅토리아 시크릿 전 CEO Sharen Jester [사진 ladymax.cn]

코스모 레이디는 7월1일부로 Sharen Jester Turney를 최고 전략 책임자로 임명, 앞으로 자사 브랜드 이미지 제고 및 디자이너 영입, 해외 인수합병 및 유통 운영을 맡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란제리 업계 전문 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Sharen Jester Turney의 합류로 향후 코스모 레이디의 중국 및 해외 시장 진출에 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이 영향으로 코스모 레이디의 주가는 7월 17일 장 중 한 때 15% 올랐다.

이밖에 대형 쇼핑몰 입점도 본격화했다. 2018년 6월 30일 기준, 코스모 레이디는 완다(万达), 룽후(龙湖), 아이친하이(爱琴海) 등 약 175개 쇼핑몰에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2018년 연말까지 290개 쇼핑센터에 입점하는 것이 목표다.

매장 리뉴얼과 제품 품질 개선, 브랜드 이미지 업그레이드를 위한 노력은 그대로 실적으로 드러났다. 중기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상반기 가맹점 매출 및 전자상거래 매출이 모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가맹업체에 대한 매출은 21.6% 증가했다. 판매 루트 확대로 전자상거래 매출도 27% 늘어났다.

이미지 변신을 꾀하는 란제리 기업, 중국의 빅토리아 시크릿이 되겠다는 코스모 레이디의 원대한 꿈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

차이나랩 홍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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