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집게 강사의 조언] 외국어 영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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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공부는 단시간에 안된다. 그러나 week&이 만난 '정상급' 강사들의 생각은 달랐다. 적어도 수능 영어만큼은 벼락치기 성적 향상이 어느 정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EBS 수능 외국어 영역 강사인 이근철(37)씨는 "외국어 시험은 속이려는 출제자와 속지 않으려는 수험생의 싸움"이라고 말한다. 총점의 35% 안팎을 차지하는 듣기 평가가 특히 그렇다. 예를 들어 물건의 가격을 묻는 문제라면 discount(할인).half price(반액) 등의 표현을 집어 넣어 수험생을 헷갈리게 만든다. 그러나 역으로 생각하면 이같은 함정이 오히려 문제풀이를 쉽게 만든다. 이씨는 "이처럼 출제자가 함정을 파기 위해 주로 사용하는 표현을 잘 익혀두면 백전백승"이라고 주장한다.

서울 대치동.명일동 일대의 학원에서 강의를 하는 서지석(42)씨는 "시각(時刻)을 묻는 듣기 문제에서 정답을 모르겠거든 quarter(15분).half(30분)등의 단어가 포함된 보기를 고르라"고 조언한다. 정각을 고르는 경우에 비해 답을 맞힐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 역시 수험생이 '너무 쉽게' 문제를 푸는 것을 경계하는 출제자의 심리 때문이다. 마찬가지 이유에서 숫자가 정답인 문제는 듣기 대본의 초반부에 언급된 숫자보다 후반부에 나온 숫자가 정답일 확률이 높다.

물론 '찍기' 기술엔 한계가 뚜렷하다. 정말 고득점을 원한다면 하루도 거르지 않고 단어를 외우고, 듣기 테이프를 듣는 것이 최선이다. 외국어 공부는 이른 아침이 가장 좋다. 고3이라면 잠이 깨자마자 수능 단어장을 펴고 20분 정도 눈으로 읽으며 그동안 외워놓은 단어를 복습하는 것이 좋다. 5백단어 정도가 적정량이다. 모의고사 문제를 무턱대고 많이 푸는 것은 별 도움이 안 된다. 그동안 풀었던 문제집을 다 모아놓고 틀린 문제를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어를 몰라 틀렸는지, 문맥을 잘못 이해했는지, 그것도 아니라면 함정에 빠졌는지 곰곰이 생각해보면 비슷한 유형을 또 틀리는 확률을 줄일 수 있다.

이맘때엔 자신의 수준에 따라 '공부 포트폴리오'를 잘 짜는 것이 1점이라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중위권은 듣기 평가의 대본을 외우는 것이 좋다. 특히 모의고사 문제를 풀 때 대부분의 학생들이 정답을 맞히는 1~12번 문제는 건너 뛰고 오답률이 높은 13~17번 문제 중심으로 공부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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