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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로드]라면 1위는 아무나 하나 …55년간 딱 3개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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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지난해 방영된 미드 중 '왕좌의 게임'이 국내서도 미드 마니아들 사이의 인기였는데요. 7왕조의 영웅들이 왕좌를 차지하기 위해 펼치는 투쟁 속에 각종 연합과 배신, 음모 등이 드라마틱하게 그려졌었습니다. 곧 나올 시즌 8에 대한 기대감도 한껏 높아지고 있는데요.

국내 라면시장에서도 업체별로 시장 점유율 1위라는 왕좌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한데요. 그렇다면 1963년 국내에 라면이 처음 출시된 이후 55년간 한때라도 라면시장의 왕좌를 차지했던 브랜드들은 뭐가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삼양라면' '안성탕면'' 신라면' 등 단 3개에 불과합니다. 누적판매량이 각각 100억 개에서 300억 개가 넘는 히트상품으로, 국민에겐 사랑을 회사에는 수조 원대의 매출을 안긴 효자 상품들입니다.

1963년 삼양식품이 출시한 삼양라면은 20년 넘게 라면시장에서 독보적인 권좌를 유지했습니다. 주홍색 봉지에 파란색 한자로 적힌 '삼양라면'은 말 그대로 당시 라면의 상징물이다시피 했습니다. 특히 누구에게나 보릿고개가 익숙했던 당시를 지나온 중장년층들에겐 지금도 라면 하면 떠오르는 아련한 추억의 브랜드로 남아있습니다. 60~70년대는 우리 사회나 기업이 데이터에 관한 관심이 적다 보니 아쉽게도 정확한 판매 기록을 찾기가 쉽진 않습니다. 하지만 삼양식품은 2013년 삼양라면 출시 50주년을 맞아 낸 자료에서 당시까지 약 110억 개가 팔렸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삼양라면이 20여년간 차지했던 라면시장의 왕좌를 빼앗은 브랜드는 농심의 안성탕면입니다. 안성탕면은 1983년 출시된 이후 4년 만인 1987년 매출 442억원, 점유율 12.9%로 점유율 1위 브랜드로 올라섰습니다. 국내 라면시장에서 두 번째로 왕좌를 차지한 셈입니다. 안성탕면은 당시 탤런트 강부자를 '안성댁'으로 내세워 친근감을 강조한 광고로도 입소문을 탔는데요. 올해 기준 누적 판매량이 150억 개를 넘었고, 매출도 3조5000억원을 기록 중입니다. 특히 안성탕면은 농심이 라면시장에서 삼양식품을 제치는 역전의 발판을 마련한 브랜드이기도 합니다.

안성탕면의 왕좌를 이어받은 브랜드가 다름 아닌 신라면입니다. 신라면은 '사나이 울리는 매운맛'이란 그 유명한 광고 카피를 앞세워 시장을 석권했습니다. 1986년 출시된 지 5년만인 1991년 들어 안성탕면에서 1위 바통을 넘겨받아 현재까지 27년째 왕좌를 지키고 있습니다. 신라면은 특히 매운맛을 내세워 미국이나 동남아시아의 대형마트에 납품하는 등 전 세계로 진출해 우리 라면의 세계화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누적판매량만 300억 개에 달합니다.

비록 라면시장의 왕좌를 차지하지는 못했지만, 누적 판매량 50억개가 넘는 히트 브랜드를 더 살펴보면 농심 브랜드가 상당수를 차지하는데요. 요즘 무서운 기세로 치고 올라오는 오뚜기 진라면이 1988년 출시된 이후 50억 개 넘게 팔린 게 눈에 띕니다. 또 너구리나 짜파게티도 각각 53억 개와 58억 개가 넘게 팔리며 '라면 왕국 농심'의 철옹성을 단단히 지키고 있습니다.
  장정훈 기자 cc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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