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트렌드] 초당 100만 건 거래 처리하는 ‘메인넷’ 개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7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6월 발표한 ‘블록체인 기술 발전전략’에 따르면 2022년 국내 블록체인 시장은 1조원 규모로 확대된다. 시장조사회사 가트너 역시 기업의 블록체인 활용으로 생성되는 가치가 2030년 3조1600억 달러(약 3600조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자료:위즈볼

자료:위즈볼

블록체인 시장이 커지는 가운데 한국 토종 블록체인 기술업체 위즈블이 ‘꿈의 기술’로 불리는 초당 100만 건의 거래 처리가 가능한 ‘메인넷’을 개발해 세계 블록체인 시장의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토종 블록체인 기술업체 ‘위즈블’

위즈블은 한국의 금융 분야 기술진이 모인 업체다. 지난해 11월 새로운 블록체인 기술 설계도를 구축하고, 지난 6월에 테스트 버전을 오픈했다. 이어 7월에는 트랜잭션(거래요청)·속도·확장성 등

5세대 블록체인 기술을 입증하는 테스트넷을 공개했다. 이를 거쳐 지난 6일엔 원장을 분산 관리하는 5세대 엔진인 메인넷의 개발을 완료했다.

메인넷을 보유하게 되면 독자적인 플랫폼으로 블록체인 네트워크 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어 디지털화폐 생성뿐 아니라 새로운 ‘디앱’(Dapp,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응용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이 탄생하는 기반이 된다. 전 세계적으로 메인넷을 자체 개발한 블록체인 기업은 손에 꼽을 정도다. 위즈블의 ‘1초당 100만 건’ 트랜잭션 처리 기술은 세계적인 가상화폐공개(ICO) 평가 리얼티쇼인 ‘크립토 샤크 탱크’에서 한국 블록체인 기업 최초로 1위를 차지했다.

위즈블의 블록체인 시스템은 가상화폐 개념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다. 블록체인이 가지는 암호화 기술을 바탕으로 세계 모든 사용자가 사용하더라도 병목현상이 일어나지 않는 확장성 거래를 처리할 수 있는 빠른 속도를 갖췄다. 이에 따른 보안 시스템도 동반해 금융·국가시스템·제조뿐 아니라 4차 산업혁명에도 안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국내 기업 최초, 글로벌 시장 선도 발판

비트코인·이더리움·퀀텀·네오 등의 가상화폐가 기술 표준이 되고자 서로 경쟁하고 있지만 범용성, 확장성, 실시간 거래, 처리 속도, 처리량 등이 문제점으로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위즈블의 BRTE(Blockchain Real-Time Ecosystem) 플랫폼은 블록체인의 주요 문제점을 해결하는 기술을 내놓아 국내외 기업으로부터 게임 및 온라인 쇼핑몰, 금융·의료·환경 등 응용산업 분야에서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유오수 위즈블 대표는 “지난해 가상화폐 광풍이 불면서 투기성만 부각돼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인 블록체인 기술은 주목받지 못해 아쉽다”며 “우리나라 토종 기술로 만든 핵심 기술과 플랫폼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야 세계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 미국·일본·중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금융·쇼핑·모바일·게임 등 다양한 산업에 활용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국가적인 지원과 기술 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유 대표는 “대한민국이 블록체인 기술을 선도하기 위해 과감한 지원과 법령·제도 정비, 가상화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의 전환, 각 산업과의 연계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진 기자 jinnylamp@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