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애 인권위원장 후보자 “안희정 사건, 성폭력 개연성 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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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 후보자가 27일 오전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 후보자가 27일 오전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 후보자가 27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안희정 전 충남지사 1심 무죄판결에 대해 “성폭력 개연성이 크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 후보자는 이날 안 전 지사 무죄 사건에 대한 입장과 앞으로 대안을 묻는 바른미래당 김삼화 의원의 질문에 “안 전 지사에 대해선 제 경험상 위력에 의한 간음, 직장 내 성희롱의 전형적, 본질적 문제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 사건이) 성폭력 개연성이 크다는 것이 저의 입장이다”라고 답변했다.

한편 이날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최 후보자의 정치적 중립성과 성 소수자 옹호, 인권위원회의 탈북 여종업원 직권조사 등을 문제 삼으며 맹공을 퍼부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취임 후 각오와 계획을 묻는 정책질의로 대응했다.

한국당 성일종‧김성원‧장석춘 의원 등은 최 후보자가 지난해 성 소수자 축제에 참여하는 등 동성애 옹호 활동을 했다며 “동성애를 권장,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최 후보자는 “세계인권선언과 헌법에서도 모든 인간은 동등한 권리와 자유를 갖고 태어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저도 그렇게 믿는다”며 “동성애를 권장‧조장하는 차원이 아니라 어떠한 것으로 차별되거나 배제돼선 안 된다는 입장으로 문제를 바라보고 있다고 분명히 말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당 김성원 의원은 ‘기획 탈북’ 의혹을 받은 북한식당 여종업원들에 대한 인권위원회 직권조사 관련 “인권위가 애써 북한 인권 문제를 외면한다고 본다”며 “탈북 여종업원들을 북한으로 다시 돌려보내는 것이 맞나. 이것은 또 다른 인권 침해”라고 말했다.

최 후보자는 “어떤 경우에도 인권을 침해하는 방식으로 진행돼선 안 된다”며 “사실 난민도 강제송환할 수 없다. 어디서든 강제로 인권의 침해가 우려되는 일은 이뤄져선 안 된다”고 답변했다.

한국당 곽상도 의원은 또 최 후보자가 문재인 대통령 후보 캠프 시민멘토단에 참여하는 등 민주당과 연관된 활동을 했다며 “사실상 특정 정당에 편향된 최초의 인권위원장 후보”라고 따져 물었다.

이에 최 후보자는 “그 당시 여성계에선 여성의 정치참여 할당제라는 시민사회 목소리가 적극적으로 정치에 반영돼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며 “편향된 것으로 말씀드리긴 어렵고, 우선 민주당에서 그런 제안이 먼저 들어왔다”고 해명했다.

최 후보자는 앞서 모두발언에서 “무엇보다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인권 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다양한 인권 의제를 발굴하겠다”며 “인권 교육과 홍보활동을 통해 사회 전반에 인권 감수성을 높이고 인권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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