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아친 야 … 몸 낮춘 정동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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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밤 서울 여의도 MBC에서 열린 지방선거 당대표 정책토론회에서 각 당 대표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왼쪽부터 민노당 문성현 대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사회자 염재호 고려대 교수, 민주당 한화갑 대표, 국민중심당 심대평 대표,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 오종택 기자

5.31 지방선거의 5당 장수(將帥)들이 12일 밤 처음으로 한자리에서 대토론회를 열었다. 선관위가 주최하고 MBC가 방영한 공직선거 정책토론회였다.

인사말에선 여당이 수세였다. 한나라 박근혜 대표와 민주당 한화갑 대표는 정권심판론으로 몰아쳤다. 박 대표는 "모든 정권은 선거로 평가받는 것"이라고 했고, 한 대표는 "어쩌다 나라가 이렇게 됐는가"라고 물었다.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은 반격하지 않고 몸을 낮출 대로 낮췄다. 그는 열린우리당의 낮은 지지율을 의식한 듯 "가장 힘든 시기"라며 "더 낮추고 국민이 이해할 때까지 땀 흘리겠다"고 말했다. 민노당 문성현 대표는 한나라를 겨냥해 "1당 독식 지방정치"를 규탄하면서 "민노당이 소금이 되겠다"고 했다. 국민중심당 심대평 대표는 주요 정당에 대해 "대권을 향한 지방정치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상호 토론에선 5당의 대치가 더 뜨거웠다. 정 의장은 "박 대표는 충청에선 (일부 한나라 의원이 제출한) 행정복합도시 폐지법안을 철회하도록 권고하겠다고 하면서 중앙에선 말을 안 한다"고 공격했다. 박 대표는 "다 알면서 억지를 쓰는 경향이 있다"고 정면으로 받았다. 그는 "일부 의원이 낸 것을 열린우리는 한나라의 당론인 양 악용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정 의장은 "철회한 걸로 받아들이겠다"고 되받아쳤다.

한 대표는 '경기침체의 과거정권 책임'론에 대해 "문제 해결의 책임은 항상 현 대통령에 있는 것"이라며 현 정권을 공격했다. 문 대표는 노사분규 때문에 중소기업이 외국으로 나간다는 지적에 "(나가는) 주요 이유는 대기업이 하청 때 중소기업을 후려치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심 대표는 '깜짝 정당'이라는 비판에 "오랫동안 고뇌했다"며 "오죽하면 행정가 출신인 제가 나섰겠는가"고 말했다.

이상언.남궁욱 기자 <joonny@joongang.co.kr>
사진=오종택 기자 <jongt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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