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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고별식사’ 했다는데…‘솔솔’ 번지는 사의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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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피곤한듯 눈을 만지고 있다. [뉴스1]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피곤한듯 눈을 만지고 있다. [뉴스1]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장하성 대통령 정책실장의 갈등이 김 부총리의 사의설로 번지고 있다. 24일엔 김 부총리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는 언론 보도도 나왔다. 청와대는 “김 부총리 사의 표명은 사실무근”이라며 선을 그었지만, 김 부총리가 그만두겠다는 뜻을 밝혔다는 징후는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25일 언론 보도에 따르면 김 부총리는 지난주 참모들과 식사를 하며 “그동안 고생 많았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가 “사표를 냈다”고 직접 얘기한 것은 아니지만, 자리에 있던 직원들은 “고생했다”는 김 부총리의 말을 사의 표명을 알린 것으로 이해했다고 한다.

김 부총리는 사의설이 불거졌을 당시 긍정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사의 표명이라는 것은 인사권자인 대통령에게 그런 뜻이 전달돼야 하는 것”이라며 “문 대통령이 그런 내용을 보고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상황을 종합하면 김 부총리가 주변에 그만두겠다는 뜻을 내비치면서도 문 대통령에겐 명확히 사의를 표하지는 않은 것이다.

일각에선 김 부총리가 최근 공식 석상에서 ‘책임’이라는 말을 자주한 것이 ‘사의’로 와전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 부총리는 23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어려운 고용 상황 등에서)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우석 미래전략개발연구소 부소장은 이날 한 방송에 출연해 “김 부총리가 ‘책임을 진다’고 하는 것은 직(職)에 대한 책임”이라며 “그 기저에 깔린 메시지는 지금 경제가 몹시 어렵다는 것과 해법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본인이 할 수 있는 일이 너무 없다는 거로도 보인다”며 “김 부총리의 사의설이나 장 실장과의 갈등설은 소득주도 성장 노선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아무리 노력해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걸 역설적으로 얘기하는 것 아니겠냐”고 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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