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에 인사 안해 0.3점 감점···도마 김한솔, 은메달에 눈물

김한솔이 24일 오후(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국제 전시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기계체조 도마 종목에 출전해 은메달을 획득한 뒤 시상식에서 고개를 숙인 채 흐느끼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기계체조 간판으로 뜬 김한솔(23·서울시청)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2관왕에 실패했다. 규정 때문이었다.

김한솔은 2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지엑스포츠 체조장에서 열린 대회 남자 체조 도마 결선에서 1·2차 평균 14.550점을 기록해 은메달을 땄다. 섹웨이훙(홍콩)이 14.612점으로 금메달을 따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은메달을 딴 과정이 석연치 않았다. 전날 마루 결선에서 14.675점을 기록해 금메달을 땄던 김한솔은 이날 도마에서 추가 금메달을 노렸다. 그는 1차 시기에서 난도 5.6점 기술을 펼쳐 14.875점의 고득점을 받아 금메달이 기대됐다. 이어 2차 시기에서 난도 5.2점 기술을 펼쳐 14.225점을 기록한 그는 평균 14.550점으로 연기를 마쳤다. 도약, 공중 동작, 착지 모두 완벽에 가까웠다. 관중석에선 환호성이 터져나왔고, 김한솔은 두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하며 금메달을 기대하게 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기계체조 남자 도마 결승이 23일 자카르타 엑스포장 내 체조경기장에서 열렸다. 은메달을 딴 한국 김한솔이 착지한 후 메달을 실감하며 기뻐하고 있다. 자카르타=김성룡 기자

그런데 2차 시기에서 김한솔은 페널티 감점 0.300점을 받았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김한솔은 이 페널티에 대해 "착지 자세를 잡고 심판에게 인사를 하지 않았다. 마무리를 하고 소리를 질렀는데 심판에게 마무리 인사를 하지 않았다고 페널티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제체조연맹 규정집에는 경기 전후로 심판에 예를 표해야 한다는 내용이 있다. 그러나 이 규정을 어겨 벌점을 어느 정도 매기는지는 정해져 있지 않았는데 심판진은 김한솔에게 0.300점으로 비교적 많은 벌점을 매겼다.

김한솔은 이 규정에 대해 "그걸 몰랐다"면서 "그것만 아니면 내가 1등이다. 그것 때문에 1등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결국 완벽한 연기를 펼치고도 마지막 인사를 하지 않았단 이유로 김한솔은 0.062점 차로 섹웨이훙에게 역전패하면서 은메달을 땄다. 시상대에서 그는 아쉬운 듯 눈물을 참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대한체조협회는 현장에서 국제체조연맹 측에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진 않았다.

자카르타=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