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승·투 박찬호 북 치고 장구 치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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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무실점. 2경기에 걸쳐 15이닝째 상대 스코어보드에 '0'이 찍혔다.

'코리안특급' 박찬호(33.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쾌투가 요즘 날씨처럼 상큼하다.

박찬호가 무실점 호투로 시즌 2승째를 거뒀다.

박찬호는 11일(한국시간) 홈구장 샌디에이고 페코파크에서 벌어진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경기에서 6이닝 동안 7안타 볼넷 한 개를 내줬으나 장타를 내주지 않는 위기관리 능력으로 3-0 승리를 이끌었다. 호수비가 박찬호의 어깨를 가볍게 했고, 그 자신이 득점의 발판이 되는 안타까지 때려냈다.

4월 20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시즌 첫 승리를 거둔 이후 21일 만에 올린 달콤한 승리였다.

분명 달라졌다. 힘에 의존해 타자를 윽박지르려 하지 않고 살살 달래가며 아웃카운트를 늘려갔다. 6이닝 동안 26명의 타자를 상대하는 동안 어이없게 포수미트를 빗나가는 공은 하나도 없었고, 타자가 기다렸다는 듯 방망이가 나오는 순간도 찾기 힘들었다. 그만큼 집중력이 좋아졌고, 타자를 자신의 모드로 이끌며 경기를 운영했다. 조 프레이저에서 무하마드 알리로, 인파이터에서 노련한 아웃복서로 멋지게 변신하는 중이라고나 할까.

상대 선발 크리스 카푸아노가 지난해 18승, 올 시즌 4승이나 거둔 에이스였기에 경기는 팽팽했다. 3회까지 0의 행진. 균형은 4회 말 파드리스의 '밀어치기'에 깨졌다. 파드리스는 그린의 안타와 바필드의 볼넷으로 만든 1사 1, 2루에서 바드-박찬호-영이 나란히 밀어치기로 2루타-안타-안타를 터뜨려 3점을 뽑아냈다.

박찬호는 6회 초 2사 후 몸맞은 공과 안타로 2사 1, 2루의 위기를 맞았으나 브래디 클라크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깔끔한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감했다. 이날 승리로 박찬호는 시즌 2승1패를 기록했고, 평균자책점은 3.57로 낮아졌다. 박찬호는 브루어스와의 통산 10번째 대결에서 7승무패를 기록, 브루어스 천적임을 과시했다.

김병현은 7실점 첫 패전

한편 이날 김병현(27.콜로라도 로키스)은 올 시즌 세 번째 선발에서 5이닝을 넘기지 못하는 부진 속에 시즌 첫 패전을 기록했다. 김병현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방문경기에서 4와3분의2이닝 동안 홈런 두 개를 포함한 안타 10개를 맞고 7실점으로 무너졌다. 김병현은 투구 수 86개 가운데 스트라이크 62개로 공격적인 승부를 펼쳤으나 직구가 가운데로 몰리면서 집중안타를 허용했다. 팀은 4-7로 졌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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