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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릭, 느려서 더 위험하다 … 곤파스 때보다 피해 클 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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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해양수산부 직원들이 22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태풍 피해 비상대책 상황실에서 실시간으로 선박의 이동 경로를 파악할 수 있는 선박 위치확인시스템을 보며 비상근무를 하고 있다. 기상청은 제19호 태풍 ‘솔릭’이 24일 새벽 수도권 지역을 통과한 뒤 강원도 북부를 지나 동해상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보했다. [뉴스1]

해양수산부 직원들이 22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태풍 피해 비상대책 상황실에서 실시간으로 선박의 이동 경로를 파악할 수 있는 선박 위치확인시스템을 보며 비상근무를 하고 있다. 기상청은 제19호 태풍 ‘솔릭’이 24일 새벽 수도권 지역을 통과한 뒤 강원도 북부를 지나 동해상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보했다. [뉴스1]

제19호 태풍 ‘솔릭(SOULIK)’이 8년 만에 수도권을 관통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강풍과 호우에 따른 큰 피해가 우려된다.

태풍 ‘솔릭’ 오늘 한반도 상륙 #곤파스와 경로 비슷, 속도는 절반 #더 오래 내륙 머물며 폭우 뿌릴 듯 #침수·산사태 위험 지역 피해야

22일 국립기상과학원 재해기상연구센터에 따르면 가장 최근에 수도권을 강타한 태풍은 2010년에 발생한 ‘곤파스(KOMPASU)’다. 2010년 9월 서해안에 상륙해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큰 피해를 남겼다. 당시 태풍 곤파스로 전국에 걸쳐 총 17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는데 그중 12명이 수도권에서 발생했다. 서울에서만 2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으며, 강한 바람으로 지붕과 간판이 부서지거나 유리창이 파손된 경우도 255건에 달했다. 재산피해도 500억원에 달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초속 40m가 넘는 강풍 탓에 피해가 컸다.

이재정 케이웨더 예보팀장은 “40m 정도의 바람이면 사람이 날아가고 가로수가 뽑힐 정도여서 인명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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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릭과 곤파스의 가장 큰 차이는 이동 속도다. 곤파스는 2010년 9월 2일 오전 6시 35분에 강화도로 상륙한 뒤, 오전 10시50분쯤 강원도 고성군 앞바다로 진출하기까지 시속 40~50㎞의 빠른 속도로 한반도를 관통했다. 서울을 포함해 주로 태풍의 진로 오른쪽에 있는 위험반원 지역에서 강풍 피해가 컸다. 태풍은 반시계방향으로 바람이 부는데, 오른쪽은 태풍의 바람이 편서풍과 합쳐져 강도가 더욱 세진다.

빠르게 지나간 곤파스와 달리 솔릭은 시속 25㎞ 안팎의 비교적 느린 속도로 한반도를 관통할 전망이다. 이 때문에 비로 인한 피해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문일주 제주대 태풍연구센터장은 “곤파스가 빨리 이동하면서 짧은 순간 큰 피해를 줬다면, 솔릭은 천천히 이동하면서 많은 비와 지속적인 바람으로 상당한 피해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태풍 대비에도 비상이 걸렸다. 성남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안모(35) 씨는 “태풍에 대비해 간판을 점검했다”며 “그 외에도 가게 앞에 두었던 홍보장식들을 다 뗐다”고 말했다. 인터넷상에서는 “기상청 정보에만 의존하기 불안하다. 과거 경험상 일본 기상청의 정보가 더 정확했다”며 일본 기상청 사이트에서 실시간으로 예보되는 태풍 경로와 정보가 빠르게 공유됐다.

한편 태풍 피해를 예방하려면 우선 지대가 낮은 상습 침수지역, 산사태 위험지역 등에 있을 경우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했다. 실내에선 문과 창문을 닫고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TV·인터넷 등을 통해 기상 상황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또 해안가·갯바위·방파제에는 접근하지 않고, 이 근처에선 차량 운행도 하지 않는 게 안전하다. 강풍에 시설물이 떨어질 위험이 있는 공사장에도 가까이 가지 않는 게 좋다. 류희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태풍의 진로를 수시로 확인하고, 태풍에 대비한 ‘국민행동요령’을 사전에 숙지해 달라”고 당부했다.

천권필·임선영·박해리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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