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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스 전투기, 마음대로 색 바꾸고 투명해질수 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전파나 빛을 표면에서 '흡수'하는 것이 핵심인 분야가 있다. '스텔스'가 대표적이다. 메타물질을 이용한 스텔스는 매우 얇은 구조에서 빛이나 전자기파를 완전히 흡수해 투명망토에 가깝게 되는 것을 말한다. 이번 연구는 이와 같은 기능에 활용될 수 있다"

미국의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22 랩터가 지난 5월 2일 오후 광주 광산구 공군 제1전투비행단 활주로 위로 비상하는 모습. 이번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ICT소재연구그룹 연구팀이 개발한 '메타물질'은 원하는 형태의 빛ㆍ전자기파를 흡수할 수 있어 스텔스 분야에 응용될 수 있다. [뉴시스]

미국의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22 랩터가 지난 5월 2일 오후 광주 광산구 공군 제1전투비행단 활주로 위로 비상하는 모습. 이번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ICT소재연구그룹 연구팀이 개발한 '메타물질'은 원하는 형태의 빛ㆍ전자기파를 흡수할 수 있어 스텔스 분야에 응용될 수 있다. [뉴시스]

국내 연구진이 금-은 나노입자를 이용해 특성을 조절할 수 있는 '플렉서블 메타 물질'을 개발했다. 형태ㆍ성질 등 소재의 자유도를 높여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으면서도, 기존의 제작방식과 차별을 둬 동일한 면적대비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것이 핵심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ICT소재연구그룹은 21일, 은 나노입자로 이뤄진 나노 디스크 형태의 패턴에 금 입자를 쌓아 금과 은이 공존하는 메타물질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투명망토의 원리와 유사하게 이용될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카멜레온 처럼 특성 바뀌는 인공소재...ICT분야 폭넓은 이용 가능 

연구팀은 은 나노입자로 제작된 나노디스크에 금을 코팅해 '금-은 이종 나노소재 기반의 메타물질'을 제작했다. 갈바닉 치환을 이용해, 코팅이 용이하게 이뤄지도록 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연구팀은 은 나노입자로 제작된 나노디스크에 금을 코팅해 '금-은 이종 나노소재 기반의 메타물질'을 제작했다. 갈바닉 치환을 이용해, 코팅이 용이하게 이뤄지도록 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메타물질은 자연에 있는 물질과 달리 구조나 배열형태에 의해 특성이 바뀌는 인공소재다. 구조를 바꾸면 특성까지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어 ICT 기기에 적용 시, 성능 향상을 통해 폭넓은 적용을 할 수 있다.

연구팀은 유리 기판 위에 200나노미터(nm)급의 '은 나노입자'로 나노디스크 형태의 패턴을 제작 후, 개별 은 입자를 금으로 코팅해 '금-은 이종 나노소재 기반의 메타물질'을 제작했다. 기존 금속을 고열로 증발시켜 진공 속에서 소재에 밀착시키는 '진공증착' 방식에서, 잉크처럼 뿌려서 만들 수 있는 '용액공정' 형식으로 제작 효율성을 높였다.

금-은 이종 나노소재 메타물질 제조 공정의 모식도. 기존 진공증착 방식에서 용액공정 방식으로 제작 방식을 바꿔 효율성을 높였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금-은 이종 나노소재 메타물질 제조 공정의 모식도. 기존 진공증착 방식에서 용액공정 방식으로 제작 방식을 바꿔 효율성을 높였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원하는 형태의 빛ㆍ전자기파 흡수 가능...스텔스ㆍ투명망토와 유사

이 나노물질은 박막 형태로 만들 수 있어 소형화ㆍ경량화에 탁월하다. 형태와 성질의 자유도를 높여 여러 분야에 사용할 수 있지만, 연구팀은 특히 '흡수체'로서의 기능에 주목하고 있다.

ETRI ICT소재연구그룹 홍성훈 박사는 "흡수체는 빛ㆍ전자기파 등을 흡수하는 것을 말하는데, 기존 흡수체로 사용하던 니켈보다 성능이 뛰어난 것을 확인했다"며 "특히 기존에는 여러 흡수체를 두껍게 코팅해 사용했지만, 이번 개발된 메타물질은 매우 얇은 구조에서 원하는 파장의 빛ㆍ전자기파를 흡수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번 개발된 메타물질은 고해상도 홀로그램ㆍ고집적 광회로ㆍ고해상도 디스플레이 제작ㆍ고효율의 태양전지 등에 널리 활용이 가능하고, 다양한 산업 및 군수 분야 등에서도 응용이 가능하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이번 개발된 메타물질은 고해상도 홀로그램ㆍ고집적 광회로ㆍ고해상도 디스플레이 제작ㆍ고효율의 태양전지 등에 널리 활용이 가능하고, 다양한 산업 및 군수 분야 등에서도 응용이 가능하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이런 특성은 고해상도 디스플레이ㆍ고효율 태양전지 제작ㆍ스텔스 기능 개발 등 군수 분야에서도 활용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한편 이번 연구는 지난달 6일, 미국화학회 나노분야 국제학술지인 '응용재료 인터페이스(AMI)'에 게재됐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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