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북한 백두산 고원에 텐트 친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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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현지시간) 북한 백두산서 캠핑(왼쪽)하고 북한 군인들 앞을 지나 하이킹하는 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오른쪽) [백두산 AP=연합뉴스]

지난 18일(현지시간) 북한 백두산서 캠핑(왼쪽)하고 북한 군인들 앞을 지나 하이킹하는 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오른쪽) [백두산 AP=연합뉴스]

북한이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백두산을 하이킹하며 야영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고 AP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한반도 등산여행사 '하이크코리아'를 설립한 뉴질랜드인 로저 셰퍼드는 북한 당국을 설득해 백두산 '오프로드 트레킹'과  캠핑을 허가받았다.

외국인 관광객이 백두산에서 캠핑하는 것은 처음이다.

첫 여행객은 호주 여성 2명과 노르웨이 남성 2명으로 구성됐으며 이들은 5박 6일의 일정으로 백두산을 올랐다.

지난 18일 백두산으로 향한 이들은 백두산 천지에 오르고 고원을 하이킹한 뒤 텐트를 치고, 첫날밤을 보냈다.

AP통신이 공개한 사진에는 셰퍼드의 안내로 북한 백두산을 하이킹 중인 관광객들이 북한 군인들 앞을 지나가는 모습이 담겼다.

셰퍼드는 정치를 초월해 산과 자연을 즐기기 위해 백두산 트레킹을 계획했다며 여행객들과 북한 주민이 직접 만나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북한은 관광산업 발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백두산 인근 도시인 삼지연을 비롯해 원산, 금강산 등의 대규모 관광 인프라 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외화를 획득할 수 있고, 북한 당국이 감시하고 통제하기 쉽다는 특성 때문이다.

특히 백두산의 경우 김정은 일가의 '백두혈통'과 연결해 영산(靈山)으로 꼽는다는 것도 캠핑을 허용한 이유로 분석된다.

다만 미국의 경우 현재 자국민의 북한 여행을 금지한 상태고,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북한이 캠핑을 허용한다 하더라도 외국인 관광객 대규모 유치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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