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ㆍ가뭄 등 글로벌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도시 내 에너지 자립 계획을 정부가 내놨다. 도시 내에서 직접 에너지를 생산해 기후변화에 대응하자는 취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19일 기후변화 대응기술을 기반으로, 이상기후에 대응하기 위한 '도시 발전(發電) 시범프로젝트' 추진을 검토한다고 발표했다. 그간 정부가 지원해온 기후변화 대응 원천기술의 성과를 실제 도시의 에너지 생산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지구면적의 2% 차지하는 도시, CO2배출은 70%
'도시 발전'이란 태양광ㆍ풍력ㆍ연료전지 등 다양한 신재생 에너지원을 이용해 도시 내에서 에너지를 자립적으로 생산하고, 인공지능(AI)ㆍ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에너지의 공급 및 수요를 최적화하는 것을 말한다.
과기정통부는 "지구면적의 2%에 불과한 도시가 세계 에너지의 78%를 소비하고,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70%를 차지하고 있다"며 도시 발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인공 건축물과 아스팔트ㆍ자동차가 많은 특성상, 도시 중심부의 기온이 주변 지역보다 현저하게 올라가는 '열섬현상'이 그간 빈번하게 발생했고, 이로 인해 에어컨 등 전력 소비가 급증해 기후 변화에 악영향을 미치는 등 악순환이 반복됐다는 이유다.
기존 기술혁신 통해 에너지 직접 생산ㆍ전달ㆍ소비하는 도시 만든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는 도시 발전에 먼저 필요한 5개 분야의 기후기술 개발을 지원하기로 했다. 태양전지ㆍ에너지저장(ESS)ㆍ수소연료전지ㆍ에너지 하베스팅ㆍ신재생 하이브리드 기술이 그것이다.
태양전지는 기존 상용화된 실리콘 소재의 한계를 극복할 페로브스카이트ㆍ염료 감응 태양전지 등 차세대 기술을 개발하기로 했다. 대규모 공간을 차지했던 기존과 달리, 형태를 곡면으로 만들어 다양한 장소에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또 그간 ESS용 핵심 소재로 주목받아 왔던 '리튬 이온 전지'가 폭발 위험성이 있는 것을 고려해, 이를 극복하기 위한 차세대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압력ㆍ진동ㆍ빛 등 일상에서 버려지는 에너지를 수확해 전력으로 변환하는 '에너지 하베스팅'에 쓰일 고효율 소재도 만들 계획이다.
진천 친환경 에너지타운 벤치마킹한 '도시발전 연구개발 실증단지' 조성
이런 기술은 내년부터 정부출연연구소 건물을 중심으로 실제 적용된다. 정부는 이러한 내용의 '소규모 선도사업'을 추진하고 이 성과를 바탕으로 2025년에는 '도시발전 연구개발 실증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진규 과기정통부 제1차관은 지난 17일 충북 진천 친환경 에너지타운에서 신재생에너지 융·복합 기술 발전 방안에 대한 산학연 간담회를 개최하고, "진천 친환경 에너지타운의 성과를 벤치마킹하면서 복잡한 도시 구조물에 기후 기술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진천 친환경 에너지타운은 2016년 11월 완성된 미래형 에너지 커뮤니티로, 태양광ㆍ지열ㆍ하수 폐열 등 다양한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도시가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고 있다.
이 차관은 "우리의 목표는 혁신적 기후기술이 국민 생활에 적용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차세대 기후기술이 결집된 도시발전을 통해 폭염ㆍ혹한 등 기후변화를 완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