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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가는 ″경시″ 상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국회광주 특위 청문회가 열린 18일 광주현지는 물론 서울을 비롯한 전국의 가정과 직장, 역과 터미널 다방 등은 증인신문을 통한 광주사태의 진상을 지켜보려는 국민들의 눈과 귀가 온통 TV에 쏠렸고, 도심에는 통행인이 크게 줄어 대낮의 공동현상까지 나타나 광주사태에 대한 관심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국민들은 하나같이 국민화합차원에서 반드시 진실을 밝히고 넘어가야 할 현안중의 하나인 광주사태의 진상이 과연 얼마나 드러날 지에 대해 관심을 나타내며 의원들의 신문과 증인들의 답변을 놓칠세라 숨죽이며 TV를 지켜보았다.

<서울>
◇역·터미널=서울역과 강남고속터미널에는 청문회가 시작된 오전10시부터 대합실에 설치된 TV앞에 열차와 버스를 기다리거나 내린 시민들이 몰려들기 시작, TV마다 1백여명씩이 신문내용을 지켜보았다.
시민들은 8년의 세월이 지나도록 발포 명령권자는 물론 사망자 숫자와 사태의 성격규명마저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광주사태가 이번 청문회를 통해 어떻게 규명될 것인가에 관심을 갖는 표정을 지으면서 『당시 계엄하에서 최고책임자였던 전두환·최규하씨 등 전임대통령들이 증인출석을 거부해 핵심적인 내용들이 또 다시 묻혀버리는 일이 일어나지 않겠느냐』고 의문을 갖기도 했다.
◇직장·다방=대우빌딩 1층 로비에 설치된 대형멀티비전에는 1백여명의 회사원·시민들이 몰려 청문회를 지켜보았으며 건물지하 레스토랑과 일대 다방에도 손님들이 TV의 볼륨을 크게 높인 채 청문회를 지켜보았다.
서울 남대문로2가 K다방에서 동료들과 TV를 지켜보던 최은석씨(57·부동산업)는 『특히 당시 정호용·박준병씨 등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해온 군지휘관들이 사태진압이후 훈장까지 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나 더상 발뺌을 하기 힘들게됐다』며 광주사태당시상황에 대해 화제의 꽃을 피웠다.

<광주>
【위성운기자】현장을 체험한 광주시민들의 눈과 귀는 온통 18일 광주특위 청문회가 생중계 되는 TV에 쏠렸다. 이날 충장로 등 광주시내 주요상가가 대부분 철시하고 문을 연 점포에서도 손님이 없어 점원들이 TV를 지켜보는 모습이었다.
또 일부 업소는 17일부터 「광주특위 청문회를 시청하기 위해 휴업한다」는 안내문을 내붙이고 문을 닫았으며 일부 다방가·유흥업소에서는 「청문회 TV생중계」라는 안내문을 출입구와 시내 벽보판 등에 붙이고 손님을 끌기도 했다.
충장로와 교통 통행량이 많은 도청앞·금남로 등 도심 주요번화가에는 행인과 차량통행이 현저히 줄었다.
5·18관련 동지회원들은 이날 오전 9시부터 대의동사무실에 나와 이날 열린 청문회의 예상질문에 대해 의견을 나누다, 오전10시부터 숨을 죽인 채 중계되는 청문회모습을 주시했고 김대중평민당총재가 화면에 비칠 때는 『이제 나왔다』는 말을 하며 자세를 고쳐 앉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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