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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의 특검 압박, 홍영표 “특검의 무리수”…한국당은 특검 연장 촉구

중앙일보

입력

더불어민주당, 영장청구 특검에 압박 공세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허익범 특검팀이 김경수 경남지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대대적인 특검 비난전에 나섰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16일 오전 정책조정회의에서 “이번 영장청구는 특검의 무리수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경고했다.

홍 원내대표는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할 사안인지 납득되지 않는다. 거듭 말하지만 이번 특검은 불필요한 정치적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김경수 지사가 먼저 요구해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지사는 현직 도지사여서 도주 우려도 없다. 그런데도 특검은 일단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보자는 식으로 무리수를 던졌다”며 “특검이 구속영장에 적시한 혐의내용도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특검 수사 전반에 대해서도 작심한 듯 불만을 쏟아냈다. 그는 “50일간 특검은 스스로 수사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행태를 반복했다”며 “실체적 진실이 아니라 드루킹 일당의 일방적 진술에만 의존했고, (수사 내용을) 의도적으로 언론에 흘려 망신 주기와 정치적 갈등 키우기에만 몰두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송인배 청와대 비서관 관련해 별건수사를 하겠다는 것도 월권행위”라며 “특검의 특검법 위반행위에 대해 강력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대표 후보인 김진표ㆍ송영길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특검을 비난했다. 김 의원은 “무리한 구속영장 청구로 정치특검의 길을 택한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 법원이 현명한 판단을 내릴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송 의원은 “구색 맞추기식 영장청구로 사건을 마무리하려는 모습에 국민은 실망을 금지 못할 것”이라며 “끝까지 김경수 지사를 지켜낼 것이고 싸우겠다”고 주장했다.

검사 출신인 백혜련 민주당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형적인 망신주기 수사이고 특검법의 범위를 위반한 수사”라며 “따로 고발을 한다든지 해서 (법적인)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압박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민주당의 이같은 행동이 ‘특검 흔들기’라며 반발했다. 법사위의 김도읍 의원은 “여당이 살아있는 권력 수사에 재갈을 물리려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국당은 특검 기간 연장도 촉구했다. 윤영석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드루킹과 김경수 경남지사의 견고했던 거짓말의 성이 조금씩 무너지고 있다”며 “특검기간 연장만이 진실을 밝힐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도 민주당의 특검 비판에 대해 비난했다. 이종철 대변인은 16일 논평을 통해 “청와대와 여당은 더 이상 특검의 진실 규명을 방해하거나 특검을 겁박하지 말고 드러난 전모에 제대로 된 변명부터 찾기 바란다”고 꼬집었다. 이 대변인은 “김 지사는 드루킹 사건의 시작이었고 실체의 중심 고리였다”며 “김 지사가 드루킹과 공모해 6·13 지방선거까지 준비하여 대가를 제안했다는 대목은 상상 이상의 충격이 아닐 수 없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김 지사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와 관련해서는 ‘만시지탄(晩時之歎, 때가 늦은 것에 대한 한탄)’이라며 “의혹은 분명하고 국민들의 궁금증 역시 명확한데 너무나 많은 산을 돌아 본령에 다다른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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