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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이동하며 지진 탐지 … 수중 로봇 나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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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원격조종 없이 미리 입력한 항로에 따라 스스로 이동하는 '자율형 수중 로봇'(AUV.사진)이 세계 최초로 해저 지각변동 관측에 사용된다.

일본 해상보안청은 9일 "10일부터 AUV를 이용한 해저 지각변동 관측 실험을 일본 시즈오카(靜岡)현 이토(伊東)시 앞바다 12㎞ 지점(해저 약 1300m)에서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지진 사전감지 등을 위한 해저 지각변동 관측은 대부분 측량선을 이용했으나 선체가 파도나 조류에 흔들려 정밀도가 떨어지는 점이 문제로 지적돼 왔다. 일본 해상보안청은 "AUV를 이용하면 관측 정밀도가 높아지는 것은 물론 측정 시간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관측 실험에 사용되는 AUV는 도쿄(東京)대 생산기술연구소가 개발한 것으로, 해저 4000m까지 잠수가 가능하다. 길이 4.4m.무게 1.6t의 소형인 데다 파도나 조류에 휩쓸리지 않는 안정성이 장점이다.

관측 방법은 먼저 AUV에 실험 항로 등의 계획을 입력하고 해상 위치측정시스템(GPS)을 이용해 AUV의 위치를 확인한다. 그 다음 미리 해저에 설치한 몇 곳의 '기준점'에 음파를 쏘아 각각 돌아오는 시간을 자료화한다. 이후 지각에 변화가 생기면 음파가 돌아오는 시간이 달라지므로 이를 이용해 지각 변동을 바로바로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일본의 전문가들은 "대형 지진이 발생할 위험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AUV를 통한 정밀한 지각변동 자료 입수가 실용화될 경우 지진 사전탐지 능력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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