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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도 하루평균 10번 출동하는 소방관들의 저녁 식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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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소방관리안전사업단]

[119소방관리안전사업단]

폭염 속 100도에 가까운 근무 환경에서 일하는 소방관들. 화재 진압을 하다가 현장에서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는 모습이 종종 포착돼 안타까움을 안기곤 했다.

이런 가운데 119소방안전복지사업단이 9일 서울 모 소방서 식당의 저녁 식사 메뉴를 공개했다. 사업단은 "하루 8건에서 최대 16건 출동하는 모 소방서의 저녁식사"라며  "18개 시도 소방본부 중 가장 재정 여건이 좋다는 서울소방(소속 소방서다)"이라고 밝혔다. 공개된 사진에는 떡볶이와 김치, 나물류의 반찬을 비롯해 건더기가 거의 보이지 않는 맑은 국이 담긴 식판이 등장한다.

사업단은 "재난 현장 출동대기 소방관의 한 끼 식사는 매우 중요해서 충분한 영양섭취를 위해 식단은 전문가(영양사)가 짜야만 한다"라며 "하지만 현실은 식당 전담직원 및 조리사 부재, 물가상승 등의 이유로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예산 부족과 관심 밖의 지방직 소방관이라는 맹점도 있어 개선이 힘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 "일선 소방서, 119안전센터의 식당운영 방법 개선에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실정이다"고 밝혔다.

최근 이어진 폭염에 소방관들은 100도까지 올라가는 작업현장에서 일해야 한다. 화염과 물이 만나는 화재 현장은 100도가 넘는 고온이다. 출동 소방관들은 매체 인터뷰에서 "바깥 기온과 뿜어져 나오는 화염 속에서 대원들의 체내 온도도 금방 40도 이상으로 올라간다"며 "올해 특히 더워서 평소보다 화재 진압 시 체력이 2배 이상 소모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업단은 "물론 잘 나오는 데도 있다. 불쌍한 컨셉을 하려는 건 아니다. 예산과 식단관리 정도는 시스템을 갖춰져야 한다는 취지"라고 지적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도 지난 9일 소방관들을 격려하기 위해 경기 화성소방서를 찾았다. 이날 김 여사는 30㎏ 넘는 보호장비를 착용하는 등 소방관들의 어려움을 체험하며 직원들의 애로사항을 들었다. 김 여사는 트라우마치료센터 지원 등 소방관들 처우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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