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년 윤화딛고 성숙한 연기다져|에로영화에는 출연하지 않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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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저를 아껴주시는 여러분들과 너무 오래 떨어져 잊혀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 출연 요청을 받아들였어요.』
영화배우 조용원(23·중대연극영화과 4년)이 MBC-TV의 생방송쇼프로인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의 공동MC로 지난주부터 TV에 모습을 나타냈다.
그녀는 고3때인 지난 84년 영화『땡볕』으로 그해 대종상선인상·아시아-태평양영화제 특별상등 각종 상을 휩쓸면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청순하면서도 이지적인 용모에 연기력까지 갖춘 그녀를 시샘한 운명의 여신은 가혹한 형벌을 내렸다. 대학신입생 시절인 85년 11월의 교통사고는 그녀의 연기생활을 거듭 불운속 의 내리막길로 밀어냈다.
이처럼 감당하기 힘들었던 시련은 그러나 그녀를 더욱 성숙한 인간으로 일으켜 세웠다.
『경험이 없지만 노련한 이덕화 선배와 함께 일하게돼 걱정 없어요. 하지만 인형처럼 성장하고 들러리나 서는 고정적인 여성MC상은 탈피하고 싶어요.』
이번 기회를 통해 평소 부족하다고 느껴왔던 화술을 개발할 수 있게 됐다며 활짝 웃었다.
평소 영화는 사회의 축소판이라고 생각했다는 그녀는 최근 소재의 제약이 풀렸지만 국내영화가 에로티시즘에만 치우치고 있어 실질적인 수준은 떨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근 1년간 각종 영화출연교섭을 거절해온 그녀에게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국내영화계는 섹스물과 외화의 무분별한 범람으로 과도기를 맞고 있어요. 작품다운 작품을 만날때까지는 10년이라도 기다릴 각오가 돼있어요.』 성을 상품화하는 상업주의와 깨끗이 결별하려는 그녀의 표정에선 진지함이 였보였다. <이하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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