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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디자인 '선수' 김병구 ACG 사장, 해외 유명 온라인 광고상 휩쓸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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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김병구(41.사진) ACG 사장은 홈페이지 같은 웹사이트 디자인을 해 주는 디지털 미디어 대행 업계에서 상복이 있는 인물로 통한다. 그는 10일 미 뉴욕에서 발표되는 '웨비 어워드(Webby Award)'상 통신 부문의 유력 후보로 올라 있다. 온라인 광고업계의 '오스카상'으로 불린다. 이번에 수상하면 2연패다. 두 번 다 SK텔레콤의 '모뮤'(모바일 전시관) 사이트를 출품해 영예를 안았다. 김 사장은 "지난해엔 이동통신 역사 전시관 사이트를 2차원 놀이터 개념으로 만들어 점수를 땄다면 올해는 3차원 놀이공원으로 진일보시켰다"고 설명했다.

웨비 어워드는 미 뉴욕 국제디지털아카데미의 회원 중 500명이 심사위원으로 나선다. 수상 부문은 통신 등 69가지이다. 국내 기업으로 ACG 외에 D.O.E.S 가 내놓은 '달콤한 인생'사이트가 올해 영화 부문에 올라 있다. ACG 올해 출품작도 예감이 좋다. 웨비 어워드 사이트에 드나드는 일반 회원들의 의견을 묻는 '네티즌상' 부문은 일종의 전초전 성격인데 여기서 SK텔레콤의 모뮤가 핀란드의 노키아 작품을 월등히 앞서고 있다는 것이다.

영남대에서 전자공학을 공부한 김 사장은 1991년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에 입사해 영상미디어 기획과장을 끝으로 2000년 회사를 나와 디지털 미디어 대행사업에 뛰어들었다. 삼성 근무 시절 KBS 미니시리즈 '프로젝트' 등을 기획하고 첨단 홍보 영상물을 만들면서 독창성을 인정받았다.

독립 이후에는 6년 간 국내외에서 굵직한 상을 많이 받았다. 2003년 '한국광고대상', 2004년 '삼성인상' '런던광고제' 인터랙티브 위너 부문 등이 그것이다. 지난해엔 웨비 어워드(통신 부문 대상)와 '클리오(Clio) 광고제'(장려상), '뉴욕페스티벌'(2개 부문 수상) 등을 휩쓸었다.

내로라하는 대기업들이 앞다퉈 ACG를 찾았다. 삼성.SK 그룹과 팬택계열.삼성전자.SK텔레콤 등이 주요 고객이다.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의 종합광고대행사 이노션월드와이드는 최근 ACG에게 홈페이지를 맡겨 국내 온라인 광고업계가 주는'굿 디자인 웹 어워드'를 받았다. 이노션 사이트는 네티즌이 잠수함을 타고 바다 속을 탐험하듯 역동적인 모션 그래픽이 특징이다. "요즘 사이트 디자인 트렌드는 'emotion(감성)'과 'fun'(재미)"이라는 설명이다. 소문이 해외까지 번져 최근 일본.미국 기업들이 홈페이지 디자인을 의뢰해 왔다. ACG는 지난해 30여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올해는 50억원을 돌파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초창기 6명이던 직원이 65명이고 연말까지 90명으로 늘릴 예정이다.

ACG는 톡톡 튀는 디자인 이외에 모든 콘텐트를 자체 개발한다는 게 강점이다. " 웹사이트에 독창적인 동영상과 그림.음악을 담아야 합니다. 남의 것 베끼는 식으론 오래 못 가지요." 김 사장은 최근 국내 일부 중소 웹 대행사들이 미 디지털 이미지 업체의 사진 등을 무단 사용하다 걸린 사례를 상기시켰다. 국내 웹 사이트 디자인 업계는 공식 등록된 회사만 360여 군데다.

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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