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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봉도 안한 채 北에 건네진 트럼프 친서…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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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김 필리핀주재 미국대사가 4일 오후(현지시간) 싱가포르 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포토세션이 끝난 뒤 이용호 북한 외무상에게 다가가 서류봉투를 전달하고 있다. 오른쪽 아래는 왕이 중국 외교부장. [뉴스1]

성 김 필리핀주재 미국대사가 4일 오후(현지시간) 싱가포르 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포토세션이 끝난 뒤 이용호 북한 외무상에게 다가가 서류봉투를 전달하고 있다. 오른쪽 아래는 왕이 중국 외교부장. [뉴스1]

이용호 북한 외무상이 4일 싱가포르 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포토세션이 끝난 뒤 성 김 필리핀주재 미국대사가 전달한 서류봉투를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용호 북한 외무상이 4일 싱가포르 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포토세션이 끝난 뒤 성 김 필리핀주재 미국대사가 전달한 서류봉투를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일 싱가포르 엑스포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 포토세션이 끝난 뒤 성김 주필리핀 미 대사가 이용호 북한 외무상에게 다가가 회색 봉투를 건네는 장면이 포착돼 눈길을 끌었다. 이용호는 자리로 돌아가 곧바로 봉투 안 내용물을 확인했다. 서한 전달 방식이 이례적이었다는 말이 나온다.

김 대사가 이용호에게 건넨 것은 다름 아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서한이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군 유해송환을 계기로 1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의 답신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ARF 회의 종료 후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간단하고 정중한 대화를 나눴다”며 “김정은의 친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답신을 전달할 기회를 가졌다”고 트럼프 대통령의 답서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헤더 나워트 미 국무부 대변인도 김 대사가 이용호에게 전한 봉투는 트럼프 대통령의 서신이라고 확인했다.

당초 회색 봉투 안에 든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일 가능성이 작다는 반론이 나왔었다. 친서가 맞다면 김 대사가 아닌 폼페이오 장관이 직접 전달하는 것이 맞다는 것이다. 봉투 안을 즉석에서 확인한 이용호의 행동도 지적 대상이었다.

성 김 주필리핀 미국대사(왼쪽)가 지난 4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포토 세션이 끝난 뒤 이용호 북한 외무상에게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답신을 전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성 김 주필리핀 미국대사(왼쪽)가 지난 4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포토 세션이 끝난 뒤 이용호 북한 외무상에게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답신을 전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친서는 보통 대통령 특사가 안전장치가 된 서류 가방에 담아 옮기거나 밀봉된 상태로 전달하는 것이 관례다. 그런데 김 대사가 건넨 봉투에는 백악관 문양 등이 찍혀 있다거나, 봉투가 밀봉돼있지도 않았다. 이런 서류 봉투를 공개적인 행사장에서 전달한 것을 놓고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급히 전달해야 했던 미국의 상황을 보여준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일각에선 이 같은 ‘친서 외교’가 북미 대화가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서도 북미 정상 모두 대화의 끈은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기대도 나온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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