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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폭행하면 최대 무기징역, 가중처벌 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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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오전 경북 구미시의 한 병원 응급실에서 의사가 술에 취한 20대로에게 정수리를 맞아 동맥이 파열됐다(왼쪽). 오른쪽 사진은 같은달 2일 전북 익산의 한 병원 응급실에서 의사가 폭행당하는 모습 [중앙포토]

지난달 31일 오전 경북 구미시의 한 병원 응급실에서 의사가 술에 취한 20대로에게 정수리를 맞아 동맥이 파열됐다(왼쪽). 오른쪽 사진은 같은달 2일 전북 익산의 한 병원 응급실에서 의사가 폭행당하는 모습 [중앙포토]

최근 의료인에 대한 폭행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위급한 의료현장에서 의사를 폭행할 경우 최대 무기징역까지 가중처벌 받게 하자는 법안이 발의될 것으로 보인다.

신상진 자유한국당 의원은 의료 및 응급현장에서 발생하는 폭행 등 범죄행위 시 처벌을 강화하는 '의료법' 및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을 각각 대표발의 할 예정이라고 3일 밝혔다.

신 의원은 "위급한 의료·응급의료 현장에서 발생하는 폭행·상해 등의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의료법의 반의사불벌 조항을 삭제하고, 의료인과 응급의료종사자를 폭행해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 1년 이상의 징역,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는 내용을 특가법에 신설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의료인에 대해 폭행이 가해지면 환자에 대한 정상적인 치료가 불가능하고 환자의 건강과 생명까지 위협을 받는 상황까지 내몰릴 수 있다"며 "강력한 처벌규정 마련은 물론 응급실 등 진료환경을 안전하게 만들기 위한 인식의 변화와 시스템 개선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명수·박인숙·윤종필 자유한국당 의원도 의료인 폭행 시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최근 발의한 상태라 하반기 정기국회에서 관련 법이 처리될 경우 연말이나 내년부터 의료 현장에 바로 적용될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달 31일 경북 구미의 한 병원 응급실에서는 의사가 술에 취한 20대 남성에게 철제 트레이로 정수리를 맞아 동맥이 파열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지난달 2일 전북 익산에서도 주취자에 의한 의료진 폭행사건이 발생했다. 사건이 이어지자 의료인 폭행 가해자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현행 의료법 및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의료인, 간호조무사 및 의료기사 또는 의료행위를 받는 사람을 폭행·협박하는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그러나 실제 의료현장에서 피해를 입은 의료인은 가해자의 보복을 우려해 확실한 처벌 의사를 밝히지 못하는 등 솜방망이 처벌에 그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따라 의료진에 대한 폭행 협박 행위에 대해 피해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처벌하고, 법정형을 높여야 한다는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한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인 신 의원은 서울대학교 의학 학사를 졸업하고, 제32대 대한의사협회 회장을 역임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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