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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수사단 “계엄문건 원래 제목은 현 시국 관련 대비계획”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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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박경수 법무관리관이 23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브리핑실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 참석해 민군 합동수사본부 출범 계획 발표 관련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방부 박경수 법무관리관이 23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브리핑실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 참석해 민군 합동수사본부 출범 계획 발표 관련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무사가 작성한 계엄문건 보고서의 원래 제목은 ‘전시계엄 및 합수업무 수행방안’이 아닌 ‘현 시국 관련 대비계획’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특수단은 2일 ‘기무사 의혹 특별수사단 수사경과’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계엄문건이 저장돼 있던 기무사의) USB 안에 수백 개의 파일이 저장됐다가 삭제된 흔적을 발견하고 이 중 상당수를 복구했다”며 “복구된 파일에 계엄 시행 준비에 관한 내용이 다수 포함된 점에 주목하고, 압수물 분석 자료와 관련자 진술 등을 통해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특수단은 “계엄문건 보고서의 원래 제목은 언론에 공개된 제목인 ‘전시계엄 및 합수업무 수행방안’이 아닌 ‘현 시국 관련 대비계획’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며 “기무사는 계엄문건 작성 TF를 비밀리에 운영하기 위해 ‘미래 방첩업무 발전방안’ TF란 이름으로 인사명령·예산, 별도 장소를 확보했고, 망이 분리된 PC를 이용해 문건을 작성했으며, TF 운영 이후 사용된 전자기기를 포맷했다”고 설명했다.

특수단에 따르면 기무사는 또 계엄문건 작성 TF를 비밀리에 운영하기 위해 ‘미래 방첩업무 발전방안’ TF란 이름으로 인사명령·예산 및 별도 장소를 확보해 망이 분리된 PC를 이용해 문건을 작성했다. 이후 TF 운영 흔적을 없애기 위해 사용된 전자기기를 포맷했다.

특수단은 “확보한 USB 안에 수백 개의 파일이 저장되었다가 삭제된 흔적을 발견하고 이 중 상당수를 복구했다”고 전했다.

특수단은 지난달 16일 수사를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기무사 계엄령 문건과 관련해 TF에 참여한 16명을 포함해 기무사 관계자 25명을 소환 조사했다. 또 기무사령부에 대해서는 두 차례 압수수색을 했다.

특수단은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이후 기무사가 세월호 유족을 사찰한 사실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수단은 “기무사는 세월호 참사 발생 이후 현장지원 등을 명목으로 세월호 TF를 구성해 일반 지원업무 이외에도 유가족을 사찰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현장 및 사이버 사찰을 통해 유가족의 성향, 정부 발표에 대한 반응, 유가족의 사진, 학력, 전화번호 등의 정보를 수집해 보고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특수단 관계자는 “지금까지 계엄문건 관련 소강원 참모장 및 기우진 5처장 2명, 세월호 민간인 사찰 관련은 영관급 장교 2명 등 총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며 “앞으로도 기무사 세월호 TF와 계엄문건 TF에 참가한 기무사 관계자를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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