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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급 폭염 때 공사 일시정지"… 온열질환자 이송 200% 늘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앞으로 자치단체가 발주한 공사는 폭염 기간 작업이 중단된다. 중단된 만큼 공사 계약기간은 연장된다.

살인적인 폭염이 이어진 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 건설현장에서 근로자들이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뉴스1]

살인적인 폭염이 이어진 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 건설현장에서 근로자들이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뉴스1]

행정안전부는 공사현장에서 발생하는 폭염 피해를 막기 위해 ‘자치단체 계약집행 운영요령’을 마련, 전국 자치단체에 2일 통보했다. 폭염 속에 공사 현장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공사지연으로 생기는 건설업체의 어려움을 사전에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정부 "폭염도 태풍·홍수처럼 불가항력" 계약기간 연장 #온열질환자 2355명·사망 29명, 가축 3200만 마리 폐사 #소방청, 7월 한달간 온열질환자 이송위해 1066번 출동

행안부는 우선 재난급 폭염이라고 판단되는 경우 공사감독관이 공사의 전체 또는 일부를 정지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 최고기온이 39.6도로 국내 기상관측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 1일 오후 서울시내의 한 공사장에서 근로자가 물을 마시고 있다. [뉴스1]

서울 최고기온이 39.6도로 국내 기상관측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 1일 오후 서울시내의 한 공사장에서 근로자가 물을 마시고 있다. [뉴스1]

공사의 연속성 등 이유로 일시 정지가 어려운 경우에는 폭염도 태풍·홍수와 같이 불가항력적인 것으로 판단, 계약 기간 연장이 가능하도록 했다. 낮 동안 폭염이 계속되면 작업 시간을 야간으로 변경할 수 있도록 지침을 내렸다.

공사가 일시 정지되거나 계약 기간 연장, 작업시간 변경에 따른 인건비 등 추가 비용에 대해서는 계약금액을 증액할 것을 권했다.

고규창 행안부 지방재정경제실장은 “당분간 폭염이 지속할 것으로 예상돼 (공사)현장에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며 “자치단체 계약집행 운영요령을 마련한 것이 공사현장 안전관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광주 광산구 수완동 임방울대로에서 지역 건설현장 책임 건설사들이 '폭염대응 공사장 살수차 운행 발대식'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31일 광주 광산구 수완동 임방울대로에서 지역 건설현장 책임 건설사들이 '폭염대응 공사장 살수차 운행 발대식'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폭염에 따른 인명·재산피해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행안부가 집계한 전국 피해 상황에 따르면 지난 1일까지 전국에서 2355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 이 가운데 29명이 사망했다.

닭과 오리·돼지 등 가축 321만100여 마리가 더위를 견디지 못해 폐사했고 농작물 피해도 196㏊로 늘어났다. 1일 하루에만 경부고속철도 등 7개 노선에서 속도를 제한해 운행하는 철도에서도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류희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이 31일 오후 대전시 동구 한국철도공사를 방문해 철도 관제센터 운영상황실 등을 점검하고 있다. [뉴스1]

류희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이 31일 오후 대전시 동구 한국철도공사를 방문해 철도 관제센터 운영상황실 등을 점검하고 있다. [뉴스1]

기록적인 폭염으로 119구급대의 온열질환자 이송과 급수지원 활동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청이 지난 7월 한 달간 119구급대대가 온열질환자 이송을 위해 1066번 출동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335번 출동했던 것과 비교해 200%가량 늘어난 수치다. 급수지원은 88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26건보다 600% 증가했다.

세종=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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