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가 먹방까지 규제하나"··· 김병준, 文정부 향해 칼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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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비상대책워원회 회의가 30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렸다. 김병준 위원장 등 비대위 관계자들이 회의실로 가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배현진 대변인, 김병준 위원장, 김석기 의원. 변선구 기자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워원회 회의가 30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렸다. 김병준 위원장 등 비대위 관계자들이 회의실로 가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배현진 대변인, 김병준 위원장, 김석기 의원. 변선구 기자

 김병준 자유한국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은 30일 “프랜차이즈 원가공개와 먹방 규제는 국가주의적 문화”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우리가 그야말로 어리석은 백성도 아닌데 어떻게 먹방에 대해 규제하고 또 가이드라인을 정하겠다고 하는 거냐”며 이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은 “얼마나 (국가주의) 문화가 오래되고 그 속에서 깊이 살았으면, 먹방 규제나 원가공개에 대해 담담히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겠느냐”며 “(국가주의는) 단순히 문재인 정부에 국한된 게 아니고 오랫동안 내려온 전통인데 이젠 우리가 떨쳐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7일 한국당 전국위원회에서 비대위원장으로 선출된 김 위원장이 이제 본격적으로 현 정부의 잘못된 정책이나 방향에 대해 공개비판을 늘리려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정치권에 본격적으로 참여한 지 일주일 정도 됐고, 이번 주도 여러 현안이 많은데 열심히 챙기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국군기무사령부의 ‘계엄 문건 검토’ 논란에 대해 “기무사 문건을 보고 느낀 것은 쿠데타다, 내란음모다 하는 건 과도한 해석이라는 것”이라며 “오히려 위기관리 매뉴얼”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하지만 전망이 틀렸고, 세부 계획에 있어 국회를 무력화시킨다 등의 무리한 계획이 있었다”며 “그래서 잘 짜이지 않은 위기관리 매뉴얼의 성격이 강하다”고 말했다.

한편 ‘김병준 비대위'에 합류했던 김대준 소상공인연합회 사무총장은 이날 비대위원직을 사임했다. 김 총장은 지난 24일 당 비대위원으로 선임되자마자 6ㆍ13 지방선거 당시 더불어민주당 컷오프(예비경선 탈락) 이력, 음주운전ㆍ공동공갈 전과 등으로 구설에 올랐다. 김 위원장은 “컷오프 사실과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는 건 알았지만, 어떤 내용인지는 몰랐다”면서도 “소상공인 목소리를 경청하기 위함이니 이해해달라”고 감싸왔다.

자유한국당 김병준 혁신비상대책위원장(왼쪽)이 25일 국회에서 열린 첫번째 혁신비상대책위원회에서 김대준 비대위원에게 임명장을 주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김병준 혁신비상대책위원장(왼쪽)이 25일 국회에서 열린 첫번째 혁신비상대책위원회에서 김대준 비대위원에게 임명장을 주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김대준 사무총장의 거취를 직접 발표하면서도 “안타까운 일이고, 본인이 생각하기에 따라 억울한 점도 있는 경우”라며 “제가 언젠가 그동안의 과정이나 이분의 입장에 대해 제가 느끼는 바를 한번 제대로 말씀드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김 사무총장 사임으로 비대위가 삐걱거릴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 “그런 건 없다”고 일축했다. 김 위원장은 “소상공인 문제나 중소ㆍ영세 자영업자 문제가 워낙 심각하고 서민들이 고통받기 때문에 그런 목소리를 담아야 한다”며 “추가로 비대위원 추천을 받겠다”고 말했다.
김경희ㆍ김준영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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