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30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여름휴가를 떠난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27일 문 대통령의 이번 휴가와 관련해 “그야말로 순수한 휴가 그 자체”라며 휴가 일정 등을 밝히지 않았다. 이례적으로 장소도, 일정도, 읽을 책도 공개하지 않은 ‘3무(無) 휴가’다.
업무 복귀 후 내달 중순께 개각 전망
문 대통령은 근무일 기준으로 5일간 휴가를 냈다. 휴가 전후 주말을 붙이면 9일간의 휴식이다. 문 대통령 부부는 사실상의 휴가 첫날인 지난 28일 경북 안동시에 있는 봉정사를 방문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된 산사와 산지승원 7곳 중 문 대통령이 유일하게 가보지 못한 곳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 첫해이던 지난해 여름에는 평창올림픽 붐 조성을 위해 강원도 평창을 방문하는 길에 오대산 등반을 하며 시민들을 만났다. 이후 경남 진해에 있는 해군시설에 머물렀다. 휴가 중에도 장병들과 해군사관학교 생도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엔 외부 일정을 최소화 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29일 “28일 안동 방문 외에 청와대에서 더 발표할 대통령 휴가지는 없다”며 “휴가지는 현실적 이유로 선택의 여지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역대 대통령들은 경남 거제의 저도(猪島), 충북 청주의 청남대(靑南臺)를 주요 휴가지로 사용했지만, 저도는 문 대통령의 대선공약에 따라 개방이 추진 중이고 청남대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충북도에 소유권이 넘어간 상태다.
휴가 기간 중 문 대통령은 개각을 비롯해 한반도 비핵화 문제, 경제 활성화 대책 등에 대한 정국 구상에 주력할 계획이다. 문 대통령이 야당 인사를 포함한 ‘협치 개각’ 가능성을 시사한 만큼 휴가에서 복귀한 8월 중순께 개각 발표가 나올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한편 올해는 이례적으로 임종석 비서실장이 문 대통령의 휴가 기간에 함께 휴가를 떠났다. 일반적으로 대통령 휴가 중엔 비서실장이 청와대에 남아 긴급 상황에 대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의 상당수 인사가 휴가에 돌입했지만 일부 핵심 인사들은 긴급 상황에 대비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