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투수들의 무덤 '쿠어스 필드'로 간다

중앙일보

입력

오승환(36·토론토 블루제이스)이 '투수들의 무덤' 콜로라도 로키스의 홈구장 쿠어스 필드로 향한다.

콜로라도 로키스로 이적한 오승환. [사진 콜로라도 로키스 SNS]

콜로라도 로키스로 이적한 오승환. [사진 콜로라도 로키스 SNS]

콜로라도 구단은 26일 밤(한국시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토론토 오승환을 영입했다"고 전했다. 토론토는 오승환을 콜로라도로 보내고 콜로라도로부터 야수 유망주인 션 부샤드와 채드 스팬버거를 받는 1대2 트레이드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승환의 트레이드설은 이달 초부터 꾸준히 제기됐다. 캐나다 매체 데일리 하이브는 지난 17일 "오승환은 올해 가장 믿음직한 불펜 중 한 명"이라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팀에서 셋업맨이나 7번째 이닝을 책임지는 투수로 활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4위인 토론토(46승55패)는 포스트시즌이 진출이 어렵다. 1위 보스턴 레드삭스(71승32패)와 승차가 24경기다. 그래서 즉시 전력감인 오승환을 내보내고 유망주를 얻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다. 반면 콜로라도(54승47패)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3위에 올라있다. 1위 LA 다저스(56승46패)와 승차가 1.5경기 차로 아직 포스트시즌 진출 희망이 있다.

오승환은 올 시즌 48경기 등판해 4승(3패)·2세이브·13홀드·평균자책점 2.68을 기록 중이다. 시즌 초반에는 다소 기복이 있었지만, 7월에는 예전의 돌직구를 되찾았다. 지난 5월 오승환의 직구 평균 구속은 5월 시속 147㎞였지만, 7월에는 시속 149㎞로 올랐다. 야후 캐나다는 "직구 구속이 상승하면서 오승환의 직구 구사율도 4월 50% 내외에서 7월 60%까지 올랐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최근 8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하고 있다.

타자 친화적인 구장인 쿠어스 필드. [AP=연합뉴스]

타자 친화적인 구장인 쿠어스 필드. [AP=연합뉴스]

오승환이 콜로라도 유니폼을 입으면 1년 만에 내셔널리그로 복귀한다. 그는 2016∼17년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뛰었다. 또 김병현·김선우에 이어 '투수들의 무덤'으로 불리는 타자 친화적인 구장 쿠어스 필드를 홈으로 삼는 세 번째 한국인 투수가 된다.

쿠어스 필드는 해발 1600m 고지대에 위치해있다. 지대가 높아질수록 산소량이 희박해지고, 공에 대한 공기 저항이 줄어들어, 다른 구장에 비해 타구가 10% 정도 더 나간다. 타구의 긴 비거리를 감안해 좌측 106m-가운데 126m-우측 107m로 타구장보다 크게 설계됐다. 하지만 다른 구장의 비거리로 환산하면 96m-115m-97m의 아담한 구장에 불과하다. 거기다 높은 해발고도로 인해 호흡이 힘들어져, 고산병처럼 피로감이 급증하는 경우가 있다. 오승환이 모두 극복해야 할 과제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