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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반동안 정신적으로 힘들었다"… 메이저 대회 불참하는 렉시 톰슨

중앙일보

입력

렉시 톰슨. [AP=연합뉴스]

렉시 톰슨. [AP=연합뉴스]

"내 멘털 배터리를 재충전하면서 내 스스로에게 집중하겠다."

여자 골프 세계 5위 렉시 톰슨(22·미국)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네 번째 메이저 대회인 브리티시 여자 오픈에 출전하지 않기로 했다. 톰슨은 2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내겐 매우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내 스스로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면서 이 대회 불참 의사를 밝혔다. 브리티시 여자 오픈은 다음달 2일부터 열린다.

톰슨은 "지난 1년 반동안 내게 정신적으로, 감정적으로 엄청난 댓가를 치렀다"고 밝혔다. 여기서 '1년 반'을 언급한 게 눈길을 끈다. 톰슨은 지난해 4월 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악몽같은 일을 경험했다. 당시 선두에서 최종 라운드 12번 홀을 마치고 홀아웃하려는 순간 경기위원이 갑자기 전날 경기 상황을 설명하면서 톰슨에게 벌타를 부과했다. 전날 3라운드 17번 홀에서 공의 원래 위치보다 약 2.5㎝ 정도 더 홀 가까이에 놓고 퍼트를 했다는 시청자 제보가 뒤늦게 적용된 것이다. 2위 그룹에 2타 차 앞선 선두에 올랐던 톰슨은 오소 플레이와 스코어 카드 오기로 각각 2벌타씩 4벌타를 받았고 순위표는 순식간에 요동쳐 유소연에게 우승을 내줬다.

지난해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연장전 끝에 패배한 렉시 톰슨. 초유의 4벌타에 대한 동정론이 많았지만 2015년까지 벌칙이었던 실격에 비하면 완화된 규칙의 적용을 받았다.  [중앙포토]

지난해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연장전 끝에 패배한 렉시 톰슨. 초유의 4벌타에 대한 동정론이 많았지만 2015년까지 벌칙이었던 실격에 비하면 완화된 규칙의 적용을 받았다. [중앙포토]

당시 톰슨의 상황은 지난해 여자골프를 뜨겁게 달군 사건으로 기록됐다. 골프전문매체 골프위크는 지난해 12월 '올해의 가장 큰 논란' 1위로 꼽았고, 골프채널도 해당 사건을 들면서 톰슨을 2017년 골프계 뉴스메이커 2위로 선정했다. 석연찮은 판정 논란으로 미국골프협회(USGA)와 영국왕립골프협회(R&A)는 지난해 12월 시청자 제보 전화나 이메일을 통해 선수의 규정 위반을 인정하지 않기로 한 일명 '렉시법'을 통과시켰다.

톰슨은 지난 3월 ANA 인스퍼레이션을 앞두고 "그날 밤은 매우 힘들었다. 소리치면서 울기도 했다. 그후엔 소셜미디어에도 접근하지 못했다. 어떤 것에도 신경쓰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만큼 그에겐 정신적으로 힘든 순간을 가져다준 사건이었다. 올 시즌 들어 톰슨은 톱10엔 5번 들었지만 우승은 없다. 마지막 우승은 지난해 9월 인디 위민 인 테크 챔피언십이었다. 일단 톰슨은 다음달 16일 개막할 인디 위민 인 테크 챔피언십 우승을 지키겠단 목표로 휴식기를 가질 예정이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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