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하면 식당·편의점밖에 할 게 없어 … 재취업 일자리 늘려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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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업으로 내몰리고 있는 자영업자를 회생시키기 위해서는 자생력을 갖추도록 하는 게 급선무다. 전문가들은 영세 자영업자들은 우선 나가는 돈, 즉 매출원가나 인건비, 판관비 등 비용 구조를 개선해 줘야 자생력을 키울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전문가 “자영업 공동물류 활성화 #원가·인건비 절감 지원해 줘야”

최규완 경희대 교수는 “인근 지역 자영업자끼리 물품 공동 구매나 브랜드 공동 개발 등을 통해 비용을 아낄 수 있게 지원하는 것도 한 방안”이라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또 “공동 물류를 통해 비용을 줄일 수 있게 자영업자 협동조합이나 협업화를 유도하면 각자도생하는 지금보다는 경영 상황이 많이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유선종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건물주들의 상생 노력을 촉구했다. 유 교수는 “서울 신촌이나 논현동, 압구정동의 공실률이 유난히 높은 건 높은 임대료가 주요 요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경기가 급격히 꺾이면서 상가의 수익성도 기존보다 낮아졌지만 건물주들이 임대료를 낮추지 않다 보니 임차인이 나서지 않아 상가가 비게 된다는 것이다. 유 교수는 “상권이 활성화되면 다시 임대료를 높일 수 있는 만큼 지금 같은 불경기에는 상황에 맞춰 임대료를 낮춰 임차인을 유치하려는 상생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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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적으로는 일자리 자체를 늘려야 한다. 일자리가 부족하다 보니 위험한 줄 알면서도 너나없이 자영업에 뛰어드는 것이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그리스·터키·멕시코 등에 이어 자영업자 숫자가 많다. 하지만 최근에도 퇴직하는 50대 베이비부머들의 자영업 진출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이들은 고정자산 투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투자 실패에 따른 손실 가능성이 큰 음식점·카페·편의점 등을 창업하는 게 특징이다. 이들 업종의 경쟁률이 유난히 치열하고 수익성이 유독 낮은 이유 중 하나다.

정연승 단국대 교수는 “사무 기술직에서 조기 퇴직한 고령 인력의 자영업 창업을 억제하기 위해 재취업할 수 있는 연구개발업이나 전문서비스업 등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정훈 기자 chang.chung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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