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쿵쉬안유, 정전협정일 이틀 앞 방북 … 종전선언 협의 나섰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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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쉬안유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 [사진 JTBC 캡처]

쿵쉬안유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 [사진 JTBC 캡처]

쿵쉬안유(孔鉉佑) 중국 외교부 부부장 겸 한반도사무 특별대표가 25일 평양을 방문했다.
쿵 부부장의 방북은 지난 5월 2일 왕이(王毅)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방북 이후 최고위급 인사의 방북이다. 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 65주년 기념일인 27일을 이틀 앞둔 시점에 중국 고위관리의 급작스러운 방북이 이뤄지면서 교착상태인 북핵 해법과 종전선언을 둘러싸고 북·중이 돌파구를 내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근 비공식 방한 이은 행보 주목 #겅솽 “정전체결 참여국 역할 할 것”

쿵 부부장은 이날 오후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에서 중국국제항공 CA121편으로 방북했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북·중 양국은 가까운 이웃으로 정상적인 왕래를 유지하고 있다”며 “중요한 소식은 즉시 발표하겠다”고 쿵 부부장의 방북 사실을 확인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한반도 종전선언 참여 가능성도 부인하지 않았다. 브리핑에서는 중국의 종전선언 참여 가능성과 중국이 주장해 온 쌍궤병행(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논의를 동시 추진)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이와 관련, 겅 대변인은 “한반도 전쟁 상태를 멈추고, 한반도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을 실현하는 것은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과정의 중요한 부분이자 국제사회의 보편적 기대”라며 “중국은 한반도 문제의 중요 관련국이자 정전협정 체결 참여국으로서 마땅한 역할을 발휘하겠다”고 답했다.

여기에 쿵 부부장이 최근 한국을 비공식 방문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북·미간 교착상태에 빠진 종전선언을 중국이 남·북·미 3국을 중재해 4자 종전선언을 위해 물밑에서 움직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있다.

하지만 미국이 최근 대북 원유 밀수 등 중국의 대북 제재 완화 움직임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고, 미·중 무역 전쟁까지 악화하고 있어 중국이 북한 카드를 대미 협상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

쿵 부부장의 방북에 대해 베이징 소식통은 “북핵 해법과 유엔 대북제재 해제 등 한반도 현안과 북·중 관계 등을 논의하기 위한 방북일 것”이라며 “과거 중국 고위급 인사가 7·27 ‘승전 기념일’ 행사에 참석한 선례가 있어 쿵 부부장의 행보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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