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1대 값 전자동 휠체어 눈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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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경기장>
개회식 성화봉송주자였던 손훈 선수(19·대구남양학교)가 21일 잠실주경기장에서 열린 멀리뛰기 결승전에서 장애자 경기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우승, 뇌성마비 1백·2백m에 이어 한국선수로는 첫 육상3관 왕을 차지.
손 선수는 이날 낮12시에 열린 멀리뛰기 결승전 1차 시기에서 실격 당해 관중들을 안타깝게 했으나 2차 시기에서 종전 세계기록을 51cm나 경신한 5m60cm의 신기록으로 우승.
1m60cm의 단신인 중국 「순·칭팅」선수는 21일 절단장애자 창던지기경기에서 몸을 날리며 창을 던지고 난 뒤 앞으로 고꾸라져 관중들은 몸을 아끼지 않는 감투정신에 박수갈채. 「순」선수는 전력을 다한 경기덕분에 신장열세를 극복, 15명 중 3위를 차지했는데 장애 선수들은 대부분이 「순」선수처럼 몸을 아끼지 않는 경기를 벌여 휠체어경주의 경우 손가락 끝이 바퀴 살에 걸려 찢기는 부상도 속출.
장애자올림픽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점점 높아져 21일 잠실주경기장에는 2만여 관중이 찾아와 개막이래 최고 인파를 기록.
21일 오후에는 「사마란치」IOC위원장·박세식 서울 올림픽조직위원장·김운룡 IOC위원 등이 잠실주경기장을 방문 선수들을 격려하고 시상식에도 직접 참여.
너무 초라하다는 평을 들었던 잠실 주 경기장의 시상식에 지난 19일부터 꽃다발이 등장한데 이어 21일에는 웅장한 팡파르까지 울려 퍼져 뒤늦게나마 시상식이 구색을 갖춘 모습.
그러나 「참여와 평등」을 중시하는 ICC 정신에 따라 국기게양과 국가연주는 계속 없는데 이를 모르는 일부 관중들은 『장애자올림픽이라 차별하는 것이 아니냐』고 서운해하기도.
남자 자유형 1백m 수영 4개 종목에 출전한 영국의 「헐·피터」 선수(22)는 태어날 때부터 양다리가 없고 양팔마저 팔꿈치 윗 부분만 붙어있는 선천성 장애선수
그러나 「피터」 선수는 경기마다 스스로 목발을 짚고 혼자 입·퇴장하며 경기에서도 불굴의 투지를 보여 수영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의 뜨거운 박수 갈채를 독차지.
21일 오후 1시부터 열릴 예정이던 스누커 경기 결승전은 경기장의 천장에 카메라를 설치 중개하려는 방송국의 편의를 위해 주최측이 천장에 매달려있던 대형 형광등을 떼어버린 데 대해 결승에 진출한 선수들이 항의, 30분 가량 지연.
『스누커 보급을 위한 일』이라며 경기시작을 재촉하는 운영요원들의 설득에도 불구, 특히 아일랜드의 「미첼·화이튼」 선수는 『카메라 조명 때문에 공의 그림자가 생겨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없다』며 경기시작을 완강히 거부하다 1시30분쯤에야 설득을 받아들여 경기가 시작됐는데 관중들은 『선수들과 사전에 한마디 상의도 없이 경기장 시설을 바꾼 것은 실수』 라고 주최측의 무계획성을 나무랐다.
미국의 「존·트리셔」선수(24·여)가 21일 올림픽 공원 수영 경기장에서 금메달 2개를 추가, 장애자 올림픽 사상 첫10관 왕에 오르는 위업을 달성.
시각장애 2등급인 「트리셔」선수는 이날 평형 1백m에서 1분26초30으로 우승한데 이어 4백m 개인혼영에서도 1위를 차지, 지금까지 출전한 10개 종목의 금메달을 석권한 것.

<선수촌>
21일 낮 12시쯤 선수촌에는 「사마란치」IOC위원장이 「브로만·얀센」ICC위원장 등과 함께 방문, 편익시설과 숙소 등을 돌아보며 선수·자원봉사자들을 격려.
19일 내한한 「사마란치」위원장은 선수촌 상황실에서 문 병기 선수 촌장으로부터 브리핑을 받고 국제센터·종교관등을 둘러보며 자원봉사자들에게 일일이 악수를 청하며 노고를 치하했고 휠체어 장애자를 위해 램프시설이 설치 된 8, 9, 10동 아파트를 둘러보고 『대단히 훌륭하다』며 감탄사를 연발.
미국의 육상 필드경기 선수 「조르지야나」양(l8·뇌성마비·척수장애)의 휠체어는 원터치 식의 자동 작동장치가 달린 완전전자동형인데다 작동 기가 손잡이 부분에 있지 않고 발 받침대에 부착돼 엄지와 검지발가락만으로 자신이 원하는 방향과 속도로 움직일 수 있어 눈길.
일반 휠체어보다 6배 가량 비싼 이 자동휠체어가격은 약6천 달러로 소형승용차 1대 값과 비슷한데 미국정부는 생활능력이 없는 중증장애자에게 무상 공급하고 있다고 자랑.

<한국 금메달리스트>
◇육상 ▲손훈(19·3관왕·멀리뛰기) ▲박세호(l8·포환던지기)
◇탁구 ▲이해곤 (35·남자단식) ▲김광진 (33·남자단식)
◇역도 ▲정금종(23·척수4등급)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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